댄스 댄스 댄스 - 상 - 개정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양을 쫓는 모험의 후속작인 댄스댄스댄스를 먼저 읽었었다.. 하지만 읽는 내내 양사나이, 키키, 이루카호텔 등등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았기에 1부의 2/3이나 읽었음에도 과감히 책을 덮고 양을 쫓는 모험을 읽었다.. 그리고 양사나이, 키키, 나, 돌고래호텔이 어떤 곳이고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되었다.. 양을 쫓는 모험을 읽자마자 다시 댄스댄스댄스를 읽기 시작하였다...  

처음 읽을 때엔 몰랐지만 양을 쫓는 모험을 읽고나서 다시 읽으니 소소한 것들에 모두 의미가 있었다.. 돌핀호텔 혹은 이루카 호텔과 돌고래 호텔.. 갑자기 나타난 양사나이가 이야기하는 것, 자신의 동창과 같은 영화에 나온 고급콜걸 키키와의 이야기, 나와 동업자였다 나와 헤어진 후 큰 회사 사장이 된 친구의 이야기 등등 처음 읽을 때엔 몰랐던 소소한 이야기를 찾는 재미로 1부를 다시 읽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2부까지 다 읽고나니 뭔가 허무한 느낌이 든다.. 해설을 보면 나와 사귀던 여자가 목을 메고 죽은 후 상실을 느끼고 그로 인해 끊임없이 뭔가를 찾고, 갈구하는 이야기이며, 하루키가 겪은 무슨 운동과의 헤어짐이 어쩌니 하지만 솔직히 그런 것은 못느끼겠다.. 다만 키키와 준이란 필리핀 콜걸, 메이와의 연결고리, 그리고 메이의 죽음과 키키의 행방불명, 무엇인가를 느끼는 유키의 이야기로 한껏 긴장을 고조시키더니 갑자기, 그리고 조금은 허무하게 이야기가 끝나버렸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처럼 범인이 명확히 밝혀지거나 트릭을 알게되길 바란 것이 아니다. 다만 왜 메이가 죽었는지, 그리고 그녀의 죽음과 다른 인물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할 뿐이었다. 그리고 단순히 키키가 살았는지 죽었는지가 아닌 그저 그렇게 된 이유를 알고싶었을 뿐인데.. 그저 그런 것이란다.. 

아무도 진실을 알지 못한다.. 다만 진실이란 것을 느낄 뿐이고, 그 진실이란 것을 덮어놓고 믿을 수 있는 존재의 것도 아니라고 유키는 말한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것이 모호할 뿐이다.. 솔직히 <엄마를 부탁해>에서처럼 엄마를 결국엔 찾는지 못찾는지의 여부보단 어머니를 잃음으로써 자식들이 느끼는 감정에 몰입하는 책에선 이런 모호한 결말도 상관이 없을 것이다.. 희망적인 결말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바람대로 희망적인 결말을 꿈꾸면되고, 슬픈 결말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조금은 비극적인 결말을 생각하면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댄스댄스댄스>는 그렇게  내 마음대로의 결말이나 생각이 통하지 않다보니 모호성에 의해 답답함을 느낄 뿐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나약함을 잃지않기위해 자신을 버렸으며, 사건의 모든 면을 볼 수 있었던 <양을 쫓는 모험>의 결말이 더욱 그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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