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2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홍대화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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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살인과 그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자수로 이어지는 로쟈의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그의 이야기와 더불어 <죄와 벌>을 흥미롭게 해주는 것은 주변인물들의 "선과 악"이었다. 친구를 생각하며 자신의 일을 나누어주는 "라주미힌"과 라스꼴리니꼬프가 집세를 못 내 집주인도 더 이상 챙겨주지 않는 밥을 남은 밥이지만 계속해서 챙겨주는 하녀 "나스따시야", 그가 범인이라는 것은 알지만 스스로 자수할 수 있도로 시간을 준 뽀뜨삐리가 끝없이 라스꼴리니꼬프를 도와주는 선이라면 공부를 많이 하여 교양이 있으면서도, 가난한 집안의 딸이라 자신의 재력에 끝없이 감사하며, 약간의 흠이 있어 남편인 자신을 끝없이 존중할 것같은 아내를 맞이하기 위해 두냐를 선택한 루쥔과 자신의 집에 가정교사로 와 있던 두냐에 끝없이 집착하는 스비드리가일로프는 그의 곁에 존재하는 "악"이라고 볼 수 있었다. 

물론 두냐에게 집착하는 것만을 보고 루쥔을 악이라 할수는 없지만, 그는 두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그녀의 오빠인 라스꼴리니꼬프의 말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 가족간에 틈이 생기도록 하기 위해 소냐를 이용했다. 그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 그녀에게 호의로 돈을 주는 것처럼 하더니 그녀를 도둑으로 몰고가는 루쥔.. 아무리 자신을 존경하는 아내가 필요하기로서니, 약하디 약한, 그리고 착하디 착한 여자를 이용하는 자신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두냐에 집착하는 또 다른 남자 스비드리가일로프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내가 버젓이 있는 상태에서, 아내의 도움으로 구사일생했음에도 아내의 집에서 두냐에게 사랑고백을 해서 두냐를 천하에 둘도 없는 나쁜 여자로 만들더니만, 또 다시 나타나 두냐의 겉을 맴돌며 로쟈의 약점을 잡고 두냐를 차지하려는 스비드리가일로프.. 소냐의 동생을 도와준 것도, 길거리에서 만난 여자와 약혼을 한 것도 모두 두냐를 향한 일념이었을 뿐이었다. 게다가 두냐의 진심을 깨닫고는 모든 것을 정리한 채 자살을 선택하다니.. 절대악이라곤 할 수 없지만, 자신의 마음이 남에게 피해가 된다는 것을 알았을 때 다른 방법을 선택하였더라면 더욱 좋았을텐데..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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