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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사나이 할리퀸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3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나중길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3월
평점 :
할리퀸은 본래 가면을 쓰고 색색의 옷을 입은 광대를 뜻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인 할리퀸은 그 존재가 더욱 신비하다. 어느 순간 나타났다, 어느 순간 사라지는 존재.. 때론 우연을 가장하여 식당에서 만나고, 사건이 일어난 집에 방문하고, 여관에서 만나는 것이야 평범한 우연이라지만, 할리퀸의 길에서 홀연히 나타났다 사라지고, 열차안에서도 새터스웨이트씨의 앞에 나타났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신비의 존재..
푸아로와 마플, 파커 파인씨가 사건을 스스로 해결한다면, 할리퀸은 탐정이라기 보단 새터스웨이트의 곁에서 단서를 주고, 그에게 사건해결을 위한 영감을 주는 존재였다. 다른 추리소설과는 달리 유령이 나타나고, 창에 흔적이 나타나는 이상한 일이 가득한 집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할리퀸과 새터스웨이트씨의 해결로 범인에겐 좌절을 때론 남은 사람에겐 행복을 주었다.
누명에서도 그랬듯, 사건이 일어난 후 남은 사람들에게 고통이 되는 사건을 해결해주어 몇 건의 자살을 막았고, 약혼자나 사랑하는 사람이 의심받아 고통을 받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어주는 아주 고마운 사람들이었던 할리퀸과 새터스웨이트씨..
아무래도 할리퀸의 그 독특한 성격과 그의 신비한 존재감에 의해 혼자선 사건을 해결할 일은 없을 거다.. 하지만 언제나 연극을 구경하는 구경꾼과도 같은 객관적인 입장의 새터스웨이트씨와 콤비를 이루며 앞으로도 더 많은 사건을 해결해주었으면 좋겠다...
이 책 역시 파커파인 사건집과 같은 단편집이여서 그런지 다른 책에 비해 수월히 익히는 책이지만 할리퀸의 신비함에 의해 읽는 내내 그의 존재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져 사건보다 할리퀸에 더욱 관심이 가는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