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아로와 연쇄살인범의 치밀한 두뇌싸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4 (완전판) - ABC 살인 사건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우선은 거물..백만장자나 수상같은 사람이 누군가 살해당했고 부당한 의심을 받는 아름다운 여성이 한명 등장하며, 나이가 많은..음흉하고 위험한 타입의 여자와 죽은 남자의 친구, 경쟁자, 그리고 비서가 등장하는 살인사건은 전형적인 범죄소설이라고 일축하던 푸아로..그에게 최고의 범죄란 아주 단순한..전혀 복잡하지 않은 범죄여야 했다... 그리고 그런 푸아로에게 도발을 하는 듯한 편지가 온다.. ABC라는 서명이 들어있고 A로 시작되는 지역에서의 범죄를 시사하는.. 

이전의 다섯마리 아기돼지나 코끼리는 기억한다가 과거의 사건을 다루어 약간은 지루했다면 이번 ABC살인사건은 예고살인과 연쇄살인의 결합이었다.. A와 B로 시작되는 지역에서 A와 B로 시작되는 이름의 사람이 죽었고.. C로 시작되는 사건의 예고장은 우연한 일로 늦게도착하여 사건을 막을 수 가 없었다.. 에르퀼 푸아로의 명성에 먹칠을 하는 듯한..전혀 풀리지 않을 것 같던 사건.. 그리고 그 사건을 파헤치기 위하여 피해자의 유가족들이 팀을 짜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책 중간에 범인으로 묘사되는 등장되는 사람을 보며 "아, 에르퀼 푸아로가 이 남자의 정체를 밝혀내고 잡아내면 이야기가 끝나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분명 이 남자가 잡히는 것도 사실이고 자신이 범죄자라고 얘기하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더 놀라운 반전이 있었달까? 

냉혈하고 지능적인 범죄자가 자신의 범죄를 가리기 위해..즉 나무를 숨기기 위해 숲을 만들어놓은 이야기였다.. 처음엔 단순히 정신이상자가 자신을 돋보이려는 욕망에 의해, 혹은 아주 사소한 이유로 살인을 저지르는 것 같았는데..그런 숲을 다 제치고 진짜 이유!! 나무를 찾아내는 에르퀼 푸아로의 추리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솔직히 푸아로가 막을 새도 없이 계속해서 벌어지는 사건을 보며 푸아로에 대한 믿음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는데.. 약간 뒤쳐진 수사력을 보며 이제 푸아로도 많이 늙었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내가 부끄러울 정도였다.. 역시 범인을 찾는 것은 체력으로 하는 것이 아닌 안락한 의자에 앉아있는 회색세포의 끊임없는 노동에 의해 나오는 것이었다.. 다시 한번 에르퀼 푸아로에게 경의를 표하게 되는..오랜만에 만난 긴장감넘치는 사건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