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의 인생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나라 요시토모 그림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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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작가 중에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무라카미 하루키와 요시모토 바나나 사이에서 항상 고민을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해변의 카프카>를 통해 좋아하게 되었고, 최근에 그의 작품들을 섭렵해나간 반면, 요시모토 바나나는 를 통해 좋아하게 되었고, 대학교에 입학한 후 매년 그녀의 신작을 기다리며, 나오면 바로바로 읽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둘 다 많은 책을 썼지만, 신간이 그다지 자주 나오는 편은 아닌데.. 올해엔 어쩐 일인지 <해피해피 스마일>, <무지개>, <데이지의 인생> 이렇게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이 3권이나 출간되었다.

그리고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을 읽을 때처럼 묻지도 따지지도않고 <데이지의 인생>을 읽기 시작했다..

이번엔.. 요시토모 나라의 그림과 함께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이야기..그래서인지 조금 더 기대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요시모토 바나나와 요시토모 나라가 함께한 책은 비단 이 책뿐만이 아니다. 훨씬 더 전에 <하드보일드 하드럭>이란 책이 있었고, 한 이년전쯤 <아르헨티나 할머니>란 책도 요시토모 나라의 그림이 함께하고 있다..

언제나처럼 조금은 무서운 듯 보이는 소녀의 그림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세 책 속에서 만나는 요시토모 나라의 그림은 조금씩 다른 느낌을 풍기고 있다..

똑같이 눈꼬리가 올라갔지만 첫번째 그림은 <하드보일드 하드럭>, 두번째 그림은 <아르헨티나 할머니>, 세번째 그림은 <데이지의 인생>이다..

솔직히 책을 보고 사진을 찍은 직후라 구별이 가긴하지만,, 딱히 이 세장의 그림들만 보고 어떤 책에 실린 그림인지 찾으라면 절대 찾을 수 없는 그림들이다..

그리고 비슷한 그림들처럼, 요시토모 바나나의 글들도 비슷한 느낌이다. 상처를 입고, 치유를 하며, 그로 인해 성장하는 사람들.. 그것도 주인공들이 대부분 여자다 보니, 전반적으로 풍기는 느낌은 비슷하다..

특히나 이번 이야기는 <키친>이 살포시 떠오르는 이야기였다. 우선 미카케가 요리를 배우며, 요리선생님의 조수를 하는 것처럼 데이지는 이모의 오코노미야기가게에서 일을 하니 둘 다 요리에도 가깝다..

그리고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엄마마저 어릴 적에 돌아가신 데이지와 친구처럼 데이지를 챙겨주고, 속 좋은 다카하루의 모습에서 <키친>의 미카케와 유이치의 모습이 보이고, 어려서 부모님의 죽음과 그로 인한 상처를 친구 달리아의 도움으로 조금씩 치유해나가는 모습에서도 단 하나뿐인 가족 할머니를, 그리고 아빠이자 엄마를 잃은 상처를 서로 보듬어주던 모습이 떠올랐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미카케가 유이치와 서로 도우며, 서로 의지를 하게되는 것과는 달리 데이지의 친구 달리아는 조금은 특이한 죽음을 맞이했고, 그 죽음마저도 데이지는 묵묵히 받아들인다는 것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이번 이야기는 새로움이라는 것이 없던 것 같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을 너무나도 잘 표현해주는 그림이긴 하지만, 일러스트도 여러 번 만났던 요시토모 나라이고, 이야기도 이전 이야기와 너무나도 비슷하고.. 얇디 얇은 책이라 어쩐지 이야기가 덜 끝맺음된것도 같고..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이라 아무것도 따지지않고 읽긴 했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덧) 요시토모 나라외에도 요시토모 바나나의 글과 함께한 일러스트가 몇 편있다. 순하디 순한 강아지의 얼굴이 인상적인 <허니문>의 마야 막스, 타히티와 중남미의 매력적인 여인을 그린 <불륜과 남미>와 <무지개>의 하라 마스미..

유명하기론 요시토모 나라를 쫓아갈 순 없지만(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긴하다.. 하지만 요시토모 나라의 책이 국내에서도 발간된 것과는 달리 나머지 두 작가에 대해선 내가 아는게 없어서인지 우리나라에선 유명하지 않은 것같은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론 하라 마스미의 거친듯하면서도 투박스러운 그림이 가장 좋다.. 특히 타히티의 여인들의 모습보단, 정렬적으로 보이는 중남미의 사람들을 그린 그림이 제일 기억에 남고, 매력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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