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하는 사람이 없는 한 살인은 쉽다..

살인은 쉽다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기차에 앉아있는 젊은이에게 관심이 없는 척 슬쩍 말을 걸기 시작하던, 자신의 마을에 살인이 연속해서 일어난다고 이야기하는 이모가 생각나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이번 이야기는 마플양인가 싶었다. 한참 마플양이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읽지못했기에 오랜만에 마플양의 활약을 보겠구나 싶었는데 이번 주인공은 마플양이 아닌 경찰을 한 적이 있는 젊은 청년이었다. 미스 마플양이 떠오르는듯한 할머니는 자신의 마을에서 살인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던 핀컨튼 부인으로 사건에 대한 의문을 품고 런던 경시청을 가던 중 사고로 죽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가 다음번 살인을 당할 사람으로 지목한 험블비 박사마저 급사를 하고야 말았다.    

우연히 만난 할머니이고 조금은 괴짜라고 생각했지만, 연속해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을 보며 혹시 모를 배후를 파헤치기위해 루크는 친구 지미의 도움으로 그 마을에서 조사를 하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지미는 이제까지의 세븐 다이얼스의 미스터리와  같은 작품에 계속해서 나오던 지미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브릿짓과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이제까지 의문사한 당한 사람들과 관계를 갖은 여러 사람을 의심도 하며 사건해결에 골머리를 썩는다.. 하지만 결국 범인은 루크에 의해 밝혀진다기 보단 의외의 사람으로 곤경에 빠진 브릿짓이 밝히는 이야기였다.   

정말 누군가를 의심하다보면 한도끝도없이 모든 사람들이 살인을 저지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른 작품을 읽으며 주변의 누군가를 살인자라고 생각할 경우 끝없이 의심을 하게되는 모습을 보게되었는데.. 이 작품은 그와 반대되는 상황이었다. 핀컨튼부인이 이야기한 것 처럼 의심하는 사람이 없는 할 살인은 쉽다라는 말처럼 다른 누군가에게 의심을 받지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살인은 살인이 아닌 사건으로 처리되었을 뿐이었다.  

의심을 하는 사람 눈엔 그 사람의 행동하나하나가 단서가 되고, 그 사람이 범인임을 나타내는 징표가 되지만 의심이 없는 사람들 눈엔 그저 평범한 사람으로만 보이니.. 의심하는 사람이 없는 한 살인은 정말 쉬운것일까? 그리고 누군가의 의심을 받지않는 것이 과연 쉬운일이긴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한참 푸아로탐정이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였기에 또 다른 주인공은 안등장하나 싶었는데.. 오랜만에 루크라는 신선한 인물을 만나서 좋았던 작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