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51 (완전판) - 헤라클레스의 모험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5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원은주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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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클레스는 헤라가 내린 광기로 자신의 아이들을 죽이게 되었다.. 그리고 그 죄값을 치르기 위해해결하기 어려운 10개의 노역을 하게 되었으며, 노역 중 아이게우스의 외양간을 보상을 받고 청소한 것, 레르나의 히드라를 퇴치할 때 사촌의 도움을 받은 것을 들어서 헤스페리데스의 황금 사과 따오기, 케르베로스 잡아오기를 더 시켜, 총 12가지의 노역을 수행하였다.   

<헤라클레스의 모험>은 바로 이 12가지 노역에 빗댄 사건들을 애거서 크리스티의 "헤라클레스", 에르퀼 푸아로가 해결해나가는 이야기였다. 이전에 푸아로가 해결한 단편집을 읽었던 적은 있지만 한 편에 이렇게 많은 해결이 들어있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 그리고 짧은만큼 사건의 해결이 급하게 이루어지는 면이 있다보니, 꼭 셜록홈즈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원래 우리의 에르퀼 푸아로는 사건에 대한 단서를 전혀 주지않은채, 주더라도 알쏭달쏭한 이야기만 하며 사건의 끝부분에 가서 진실을 파헤치는 반면 이 이야기들은 너무짧은 나머지 누군가에게 단서를 주고 말고 할 것도 없이 그저 혼자 행동을 하는 듯 보이고, 뜬금없이 어떤 행동을 하며 그 행동으로 범인을 찾게될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조금은 추리소설다운 긴장감보다는 그저 단순해보이지만 어려운 사건을 척척해결하는, 왓슨에게조차 아무말을 하지않았던 셜록 홈즈가 떠오르는지도 모르겠다.  

에르퀼 푸아로가 해결한 12가지 사건은 헤라클레스의 12가지 노역과 동일한 이름과 순서로 진행되었다. 화살과 창으로도 뚫리지 않고, 칼로도 베이지않는 네메아의 사자를 잡기위해 동굴로 유인하여 목을 졸라 죽인<네메아의 사자>처럼  사자의 심장을 가지고 있다는 페니키즈의 이야기, 아무리 제거해도 아홉개의 목중 하나의 목이 불사의 존재여서 계속해서 새로운 목이 2개씩 생기는 레느네의 히드라를 잡기위해 거대한 바위로 깔아뭉갠 <레르네의 히드라>처럼 한 조용한 마을에 퍼져 끊임없이 번져나가는 소문의 진상을 파헤치고, 화살처럼 빠른 사슴을 생포하라는 조건에 의해 1년동안 그리스 전역을 돌아다니며 잡은 <아르카디아의 사슴>처럼 경쾌한 발을 하고 숲을 뛰어다니던, 그러나 갑자기 사라진 여인을 찾아내고, 주변을 논밭을 파헤치고 곡식을 시들게하는 흉폭한 멧돼지를 생포하는 <에리만토스의 멧돼지>처럼 외딴 곳에 잠적해버린 흉악한 범죄자를 찾아내어 경찰에게 넘기며, 30년간 청소를 하지않아 배설물로 역병이 돌고 농사를 짓는데 방해가 된 외양간을 강물을 끌어다 청소를 해버린 <아우게이아스 왕의 외양간>처럼  총리에 대한 중상모략과 사생활에 대한 기사, 그리고 믿기어려울 정도의 진실정리를 위해 아주 파격적인 방법을 쓰고, 수많은 날개를 가진 식인조로 청동깃털을 떨어뜨려 사람을 죽이거나 독성을 가진 배설물을 떨어뜨려 농사를 망치게 한 스팀팔로스의 새들을 몰아내버린 <스팀팔로스의 새>처럼 사람의 호의를 바탕으로 협박을 통해 돈을 뜯어내는 여자들을 청동목걸이로 물리쳤다. 

그리고 크레타를 엉망으로 만들었고, 미노스의 아내 파시파에와 교접하여 미노타우로스를 낳게 되는 황소를 사로잡는 <크레타의 황소>처럼 육체적으론 건강하나 정신이상으로 밤마다 자신도 모르는 일을 저지르는 것의 원인을 밝혀내어 제거해버리고, 사람을 잡아먹는 말을 사로잡고 그 말에게 디오메데스의 시신을 주는 <디오메데스의 말>처럼 누군가에 의해 잘못된 길을 들어간 사람을 찾고, 그 사람을 순화시켜주기도 하며, 아레스가 히폴리테에게 선물로 준 황금허리띠를 훔치는 <히폴리테의 띠>처럼 다른 사람의 그림을 교묘히 훔친 범인을 찾아내고, 세개의 머리와 몸을 가진 게리온이 소유한 소들을 훔쳐오는 <게리온의 무리들>처럼  악마와도 같은 존재 밑에서 아무것도 모른채 자신들을 맡기는 부인들을 구해내기도 하고,헤스페리데스가 지키는 헤라의 불멸을 가져다 주는 황금사과를 훔치는 <헤스페리데스의 사과>처럼 깊숙히, 그리고 오랫동안 숨겨져있던 도난당한 금잔을 다시 훔쳐내며, 지옥의 문을 지키는 케르베로스를 잠시 지상으로 끌고나왔던 것처럼 <케르베로스를 잡아라>에서는 클럽 지옥을 지키는 케르베로스와 그 지옥에서 일어나는 일을 말끔히 해결하는 이야기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책을 읽는 중간중간엔 뭔이야기인가 싶었었다.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을 읽어본 적도 있고, 만화를 통해 간략하게나마 접한적도 있었지만 솔직히 <스팀팔로스의 새>와 같은 제목을 통해 헤라클레스가 그 과업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생각해내기란 너무 어려웠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다시 한번 과업의 내용을 살펴보고, 다시 그 내용을 바탕으로 이 책을 훑어보니 비슷한 점이 곳곳에서 보였다. 물론 억지로 짜맞춘 것아니냐고 물어본다면 할말이 없지만.. 12개의 과업에 빗대어 현대식사건을 구성해낸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의 능력엔 감탄할 뿐이다.. 읽는 내내 너무 빨리 사건이 마무리되는 점이 아쉬웠지만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과 비교하며 읽다보니 이전의 작품과는 새로운 느낌의 이야기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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