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호의에서 시작된 온 가족의 불행..

누명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권도희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6월

한 사람의 호의가 온 가족을 다시 불행에 빠뜨렸다. 캘거리박사는 정말 큰 용기를 태양의 곶에 살고 있는 아가일씨집에 찾아가, 2년전 자신이 증명해주지 못한 잭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주러갔다. 자신이 뇌진탕에 걸려 잠시 잊은 기억때문에, 잭은 알리바이가 있었음에도 증명되지않아 2년전 어머니를 죽인 법인으로 붙잡혀 감옥에 갇혀있다가 병에 걸려 죽었다. 죽은 잭이 살아올 수는 없지만, 누명을 쓰고 죽은 것이라는 것을 밝혀주어 가족에게 평온함을 주려고 했던 의도로 정말 큰 용기를 내어 태양의 곶을 찾아왔는데.. 캘거리 박사의 호의는 의도치는 않았지만 온 가족을 혼란에 빠트렸고, 불행의 늪에 빠뜨렸다.  

누구나가 만약 내부인의 소행이라면 잭이 범인인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잭의 무죄가 밝혀짐으로써 수사는 다시 시작되었다. "죄를 지은 사람의 문제가 아니에요, 이제는 죄가 없는 사람들의 문제가 되버렸어요."라는 헤스터의 말대로 비서 그웬다와 사랑에 빠진 아버지는 서로가 범인은 아닐지 의심하게 되었고, 헤스터와 결혼하기로 한 돈은 헤스터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가족이 서로 다른 가족을 의심하게 되어 죄가 없는 사람들이 고통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서로 사랑하는, 피로 맺어진 가족은 아니지만 인연으로 맺어진 가족이고, 누구보다도 헌신적인 어머니였던 아가일부인이였지만 그녀의 모든 것이 옳은 판단때문에, 사랑하는 자신의 가족에게서 자신을 떼어놓은 장본인이기때문에 그녀의 양아들, 양딸은 그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것도 불행의 한 원인이었다. 인연으로 맺어진 가족이긴 하지만, 그래도 수십년을 같이 살아온 가족인데.. 가족간에 서로를 의심하고, 그 긴장감 속에서 며칠을 보냈을 것을 생각하면.. 만약 내가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난 그 긴장감을 이기지 못하고 배틀총경의 딸처럼 내가 범인이라고 거짓 자백까지 할 것 같은 그런 분위기였다.. 

그래도 다행히 죄가 없는 사람들의 문제가 더 이상 되지 않도록 범인이 밝혀진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그리고 젊은 남녀가 서로를 의지할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찾게되었다는 것도 불행 중 다행이었고,, 마플양이나 푸아로같은 탐정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어서 확 끌리는 추리는 없었지만, 애거서 크리스티가 계속해서 알려주는 단서들은 범인을 어렴풋이 알려주고 있었서인지 범인이 가족간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면서도 밝혀졌을때는 역시!!라는 느낌이 드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