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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8 (완전판) - 비뚤어진 집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8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권도희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은 누구나 다 완벽하지가 않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장점들로 단점을 가릴 수 있기에, 완벽하지 않은 것이 큰 결점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비뚤어진 집에 사는 레오니데스가문의 사람들은 아버지 쪽의 무절제함과 어머니 쪽의 잔인함을 물려 받아, 자신들의 단점을 가리기 보단 그들이 단점이 부각되는, 비뚤어진 집의 비뚤어진 사람들이 되어버리고야 말았다.
아버지 레오니데스는 작은 키임에도 큰 인물처럼 보이는 비상한 두뇌와 성격의 사람이었고, 큰 아들 로저는 아버지의 사업을 하고 있는 자신은 너무나도 착하고 믿을만한 사람이지만, 사람을 볼 줄 모르고, 그의 부인은 차가움이 감도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소피아의 아버지 필립은 아버지가 큰아들만 편애하자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 역사에 빠져들었고, 어머니는 모든 일상을 연극처럼 꾸며대는 여자였으며, 이 집의 유일한 손자인 유스터스는 소아마비로 인해 살짝 비뚤어지기 시작했고, 어머니도 바꿔쳐진 요정의 아이라 부를 만큼 심술궃은 요정처럼 못생기고, 영악한 조세핀과 언니가 죽은 뒤에도 형부 레오니데스 곁에서 살고 있는 처제까지.. 겉으로 보기에는 그다지 비뚤어진 사람들같아보이지 않았지만, 그 집의 가장인 레오니데스가 살해당한 뒤 온 집안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아흔을 바라보는 아버지와 결혼한 젊디 젊은 새어머니와 쥐같이 생긴 그 집의 가정교사 로렌스의 사이를 의심하고, 새어머니는 자신만이 이 집에서 소외당하고 있다며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고 호소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소피아의 곁에서 그 사건을 지켜보는 찰스는 소피아가 말한 비뚤어진 집의 비뚤어진 사람들"이라는 노래에 공감을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소피아와 결혼하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범인이 밝혀져야하는 상태였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살인사건..
잔인한 방법의 살인은 아니었지만, 잔혹하기 그지없는 사건들의 연속이었기에 범인이 밝혀졌을 때에는 정말 의외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물론 이제는 애거서 크리스티가 깔아놓은 단서들이 하나 둘 보이고, 찰스의 아버지가 말했던 것처럼 "자만심이 넘쳐흐르고,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싶어하고, 끊없는 과시욕구"를 지닌 범인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알고 있지만..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 지금도 여전히 안쓰럽다는 생각과 더불어 의외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 범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