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설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51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송태욱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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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을 읽으며, 유키코의 의뭉스러운 모습과 대조되는 다에코의 당찬 모습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여자는 직업여성을 하는 것에 대해 별로 안 좋게 생각하던 그 시절, 인형을 만들고, 취미활동처럼 보이는 인형보단 옷을 만들겠다며 열심히 학원을 다니고, 유학까지 가려는 모습이 너무나도 당당해보였다. 결혼도 자신의 가문의 지위에 맞는 가문의 사람이 아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하려던 당차며, 생각도 제대로 박힌 아가씨라고만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조금씩 드러나는 다에코의 모습은 당찬 아가씨라기보단 대책없는 아가씨였다. 말괄량이에 제멋대로로만 보이던 에이미가 결국은 자신의 사랑을 찾고, 자신의 길을 찾은 것과는 달리 어릴 적 사랑을 하여 함께 도망을 쳤던 남자에게서 계속해서 선물을 받고, 홍수로 인해 죽을 뻔 했던 자신을 구해준 사진사 이타쿠라와도 사랑한다며 계속해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러다 이타쿠라가 죽은 뒤 마음을 정한 것 같더니만, 이번엔 다른 남자와 또 사랑에 빠지고.. 사랑에 빠진 것만을 가지고는 뭐라하지 않겠지만..  

아직 결혼하지 않은 언니 유키코의 앞길을 막았던 전적도 있었음에도, 아무 생각없이 혼전임신을 하고, 언니들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걱정도 없이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 정말 대책없는 아가씨였다. 임신 3개월이면 조금은 무딘 자신은 못알아보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다에코가 임신했음을 알아챘을 것이라며 화를 내던 사키코의 마음이 100번 이해되었다. 안그래도 의절한다는 형부 다쓰오의 말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동생의 편을 들어주고, 동생이 하는 말을 믿어주었던 언닌데.. 그런 언니마저 뒤통수를 쳤으니... 사키코마저 의절한다고 해도 아무 할 말 없었을테지만, 언니 마음은 그게 아니라고 유키코를 위해 멀리 요양을 보내고도, 걱정되어 계속해서 신경을 써주던 사키코의 모습을 볼 수록 다에코가 너무나도 한심했다..

유키코보다는 다에코가 더 잘 살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유키코가 자신의 생각한 대로 삶을 살아가는 것과는 달리 조금은 불행한 삶을 맞이하는 다에코의 모습에 때론 불쌍하기도 하고, 사치코와 유키코의 모습을 보며 때론 화가 나기도 했다.. 당찬 모습의 아가씨였던 만큼 에이미처럼 좋은 결말을 맞이했으면 좋았을텐데.. 유키코의 결혼식을 앞두고 이야기가 끝나는 것만큼, 다에코의 불행한 듯 보이는 삶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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