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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오디세이 3 ㅣ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3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3권의 주된 이야기는 이데아라 불리는 원상과 우리가 인식하는 현실 "복제", 그리고 현실을 그린, 복제를 복제한 "시뮬라크르"였다. 예전의 미술이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을 모사하는 것이었다면, 현대에는 앤디워홀과 같은 대량복제 미술도 나타나고, 더 이상 모방하는 것을 그만둔 그림들이 그려지고 있다. 현대작품을 보며 "무엇을 그린 그림이에요?"라는 말처럼 무식한 말도 없다지만, 도무지 무엇을 그렸는지 알아먹을 수 없는 그림들과 도대체 이게 작품이긴 한걸까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과 획기적인 아이디어의 그림들이 비평가들에 의해 추앙받고 있다. 더 이상 그림들은 복제를 하는 것이 아닌, 복제라는 것에서 벗어나 '존재'를 그리고 있는 현대 미술에 대해 피라네시의 현실같으면서도 환상인 동판화들과 함께, 그리고 한참을 만나왔던 아리스토텔레스와 대화를 나누던 플라톤과는 이별하고, 디오게네스와 아리스토텔레스의 대화로 설명해주고 있었다.
1권 에셔와 2권 마그리트가 이름은 들어본적 없어도, 몇 점의 그림은 본 적이 있는, 약간의 안면이 있는 화가들이었다면 3권을 함께하는 피라네시는 처음 만나는 화가였다. 로마의 유적을 보고, 로마건축의 위대함을 보여주기 위해 판화를 만들었고,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지만 어딘가에 존재하는 듯한 감옥과 탑, 폐허를 표현했다. 얼핏보기엔 너무나도 현실적인 그림이었지만, 진중권교수님의 말ㅆㅁ처럼 자세히 보다보면 뭔가 어색한 듯한 그림들!! 솔직히 판화하면 뒤러라고 생각했고, 피라네시의 그림을 보고 있을 때에도 뒤러의 그림이 좀 더 정감이 갔지만, 피라네시의 그림 역시 하나같이 인상깊었다.
거친 듯, 암울한 듯한 그림들 속에 정교함과 따스함이 숨어있는 듯한 느낌.. 조영남의 말처럼 "현대인도 못알아먹는 현대미술"에 대해 설명하는데 있어 진중권교수님의 설명과 함께, 너무 어려운 이야기들이 아리스토텔레스와 디오게네스의 대화와 함께 피라네시의 그림에 의해 설명되고 있기 때문인지 한없이 정이 가기도 한다. 아직은 그래도 현대미술작품을 보면 도대체 뭔 뜻일지 알 수도 없을테고, 무식하게도 무엇을 그렸는지 궁금해하겠지만, "현대미술"이 나타난 배경과 현대미술의 의의정도는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다.
아직은 미술에 대해 여전히 많이 모른다. 하지만 진중권교수님의 미학오디세이의 도움으로, 그리고 서양미술사와 독창적인 그림읽기 푼크툼에 의해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 느껴진다.. 아리스토켈레스와 플라톤의 대화처럼, 아리스와 디오게네스의 대화처럼 누군가에게 미술에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그렇게 되기 위해 열심히 미술에 대해 공부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