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소아마비.. 어릴 적 내 동생도 소아마비로 한 쪽 다리를 절게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치료가 되어 왼쪽 다리에 파란 혈관이 도드라지게 보이는 것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에 소아마비라는 것을 조금은 얕보고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내가 혹은 내 동생이 장영희 교수님처럼 목발을 짚지않고는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소아마비를 갖고있었더라도 그녀처럼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갈 수 있었을까? 하루하루를 자신과의 싸움으로 고통받으며, 다른 사람들의 호기심어린 때론 차가운 눈빛에 기가 꺾여 움츠린 삶을 살게되진않았을까?  

그런 점을 생각해보니 장영희 교수님은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단 하루하루의 삶에 기적을 느끼고 행복을 느끼며 자신과의 싸움을 멋지게 이겨가며 자신의 길을 걸어온 것이다.. 그녀는 슈퍼맨도 천형의 삶을 산 것도 아닌 그저 자신의 삶자체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 그저 좋은 사람이었다.  

사실 삶자체에 감사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감사하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태어난 것에 감사하고, 장애가 없이 자랄 수 있으며, 어려서 부모님을 잃지않고,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으며, 먹을 것과 입을 것, 잘 곳 걱정없이 건강하게 자란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지만, 우린 언제나 더 많은 돈과 더 많은 지위, 더 많은 명예를 갈구하다보니 인생에 있어 행복하다고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게 되며, 하루하루를 허비할 뿐이다.  

나 역시 하루를 너무나도 쉽게 낭비하고, 사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한 채 시시하다며 툴툴대기만 하는 삶을 살며 일상의 행복을 그저 당연하다고만 생각할 뿐이었다. 하지만 장영희 교수님의 제자의 말처럼 그저 밥먹고싶을 때 먹고, 화장실가고싶을 때 가고, 자고싶을 때 잘 수 있는 것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며, 그런 행복 이외에 무더운 여름 가족들과 피서를 갈 수 있고, 때때로 마음의 위안을 가져다주는 독서를 할 수 있으며, 맛있는 케익한조각과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수다로 웃을 수 있는 너무나도 많은 추가적인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우리의 하루하루는 기적이나 다름 없는 소중한 하루이다.. 그런 소중한 하루를 우린 너무나도 쉽게 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싶다..  

삶의 행복에 대해, 돈보단 사랑을 중시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의 미학에 대한 장영희교수님의 말씀한마디 한마디는 이제껏 느끼지 못하던 것들에 대해 깨우치게 하였다. 그리고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왜 진작에 장영희 교수님의 글을 읽어보지 못했는지, 이 책에 실린 많은 제자들처럼 장영희 교수님께 편지도 보내보고 싶고, 살아가면서 힘들때에 조언도 들어보고 싶었는데.. 더이상 교수님의 주옥같은 말씀을 들어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우며 벌써부터 그녀가 그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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