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드디어 다음주면 영화 <백야행>이 개봉한다.. 지난 5월쯤 책을 읽을 때에 손예진과 고수가 주인공으로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은데..참 빨리 시간도 흐른다.. 벌써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을 보면..  

한 2주전쯤부터 광고도 많이 나오다 보니, 더욱 다음주 목요일이 손꼽아기다려지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책 내용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불과 6달전쯤 읽은 책인데, 간략한 줄거리와 인물의 특징이 조금 기억나는 것외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니.. 그래서 주말도 되었고, 며칠후면 영화를 볼 예정이니, 다시 한번 읽게되었다. 3권이란 분량이 언제나처럼 조금은 부담스럽긴 했지만, 한번 읽었던 책이다보니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다시 읽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유키호와 료지의 기묘하면서도 애틋한, 그러면서도 무서운 사랑이야기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글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예전에 읽을 때에 느꼈지만, 까마득히 잊어버렸던 슈퍼 마리오의 등장이 반가웠고, 카세트 테이프를 기록장치로 사용하고 플로피디스크를 획기적인 저장장치라 부르는 시대적 차이에 여전히 시대를 초월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능력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할 뿐이었다.

백야행은 한 형사가 19년전 한 사람이 살해된 사건을 맡게되었고, 그 일을 계기로 19년동안 한 쌍의 남녀를 뒤쫓는 이야기였다. 둘다 빛 속을 걷고 있는 것이라면, 다른 사람에게도 보일 수 있는 관계라면 행복할테지만 유키호와 료지는 너무나도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 속내를 잘 알 수는 없지만 누구나 부러워하는 외모에 사업수완도 좋고, 밝은 길을 걷고 있는 듯한 유키호와 어려서부터 불법적인 일을 서슴지 않고, 남들과 어울리기 보단 자신만의 세계를 걷는 어두운 길을 걷고 있는 듯한 료지..  

언제나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드러나진 않지만 서로를 위해 애를 쓰지만 걷으로 드러낼 수 없는 관계.. 표지의 "이상한 러브 스토리. 그러나 세상에는 이런 사랑도 있다."라는 말처럼, 유키호와  료지는 표현할 수 없지만, 서로를 생각해주는, 평생에 걸쳐 누군가에게 보일 수는 없지만 언제나 함께있는 그런 사랑이었다. 사사가키형사는 그들의 이런 관계를 문절망둑과 대포새우의 관계로 묘사했지만, 여전히 이러한 묘사는 그들의 사랑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 명이 집을 내어주는 대신 입구에서 경비를 서는, 서로 도우며 사는 문절망둑과 대포새우의 관계는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상생의 관계인 반면 다른 사람을 보호하기위해 범죄를 저지르고 은폐하는 유키호와 류지의 관계는 서로를 도와주기보다는 서로를 하얀 어둠속에 계속해서 갇혀있게 만드는, 서로에게는 필요악인 관계일뿐이니까..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문절망둑과 대포새우와 비슷하다지만.. 결국 얻는것이 다르니 말이다.. 너무나 어려서 세상의 어두움을 보았고, 그 어두움에 의해 서로를 하얀 어둠 속으로 이끌었던 그들이었기에, 그들의 사랑의 결말은 안쓰러운 결말을 맞이했는지도 모른다. 만약 그들이 문절망둑과 대포새우처럼 진심으로 서로를 위해 도움을 주었더라면, 그런 결말을 맞이하진않았을텐데..분명 유키호와 료지의 행동이 올바른 선택은 아니었지만, 그들이 자라온 인생때문인지 그들의 선택에, 그리고 그들의 사랑의 결말에 안쓰러움만이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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