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은 다 죽어버려라
카를르 아데롤드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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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예전에 알라딘서재를 통해 이 책의 표지이야기에 대해 읽었던 기억이 있다. 원서와는 다르게 일러스트적인 표지에 대한 글이었는데, 누구의 글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표지만은 인상깊게 남아있었다. 제목이나 표지나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도서관에서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던 중 우연히 눈에 띄어 그냥 읽기 시작했다.  

읽기전 "일요일 아침, 드릴 소리에 잠이 깰 때 이웃을 죽이는 것을 꿈꾸어본 적이 있는가? 소설은 어느 날 잠에서 깨어 그 말을 행동에 옮기기로 결심한 한 남자의 이야기다."라는 소개를 보곤몽상적의 <지문사냥꾼>에서 영화관에서 머리큰 사람의 머리를 잘라내고, 음악회에서 시끄럽게 구는 사람을 죽이던 "자백"이 떠올랐다. 드릴 소리에 잠이 깨는 것이나 음악회에서 시끄럽게 구는 것이나 행동하는 사람에겐 정말 사소한 일이지만 내 입장에선 정말 욱하고, 살인동기가 느껴지는 일들이니 어쩌면 비슷한 느낌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자백>이 조금은 신랄한 이야기였다면, <바보들은 다 죽어버려라>는 잔인한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저 짜증나는 씹새이기에 그는 140여명이란 사람을 죽였다. 때론 사고사로 위장도 하고, 때론 총을 쏘기도 하고, 주변의 사람들을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죽였다. 자신의 기분상태에 따라, 지나치게 참견하거나 비매너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 그리고 그저 짜증나는 사람을 아무런 죄책감없이, 오히려 짜증나는 씹새에 대한 이론을 세우고 열심히 죽일 뿐이니 잔인함외에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물론 커다란 개를 제대로 묶지않고, 개가 사람들을 위협하는 모습에 희열을 느끼는 개주인에 대한 이야기나 혼자만의 이야기를 주구장창 늘어놓는 사람에 대한 살의는 어느정도 공감하지만, 이 책의 살인은 도를 지나쳤다. 통쾌하고 속시원하기보단, 그저 자신의 짜증을 주체하지 못하는 덜 성숙한 인간의 모습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짜증나는 세상, 자신이 죽어버리면 속편할 것을 140여명이나 죽이면서까지 이 사회에서 살려고 하는 모습도 어이가 없고...  

한마디로 그냥 잔인하고, 자기 이야기에 합리성을 들어가며 사람을 설득하려는 "짜증나는 씹새"가 "짜증나는 씹새"들을 죽이는 그저 그렇고 그런 이야기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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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윤 2010-02-07 15:4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지금 이 책을 반의 반정도 읽었는데요.. 충동구매로 산 거라 읽을 수록 조금씩 후회가 되긴 했습니다. 저는 한글 번역이 빈약하기 때문에 프랑스 독자들이 열광한 이유를 제가 찾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는 정서가 달라서요. 그런데 정말 끝까지 씹새를 죽이는 이야기 밖에는 없나요? 아,, 그러면 진짜 실망인데.. 혹시 제가 이책에서 얻을 수 잇는 약간의 교훈도 없을 까요? 재미로만 읽어야 하나요? 읽는 내내 의문이 들어 답답한 참이었는데 이 책에 대한 몽자&콩자 님의 독후감을 읽으니 좀 더 확실해 지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질문에 답변해주실 의사가 있으시면 제 메일로 보내 주세요. 감사히 생각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