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서신 1 - 김대중이 이희호에게, 편지로 새긴 사랑, 자유, 민주주의
김대중 지음 / 시대의창 / 2009년 9월
구판절판


이제는 모든 사람이 남녀 구분 없이 선거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의 분배는 놀라울 만큼 향상되어 선진국가의 노동자들은 완전한 생활의 안정을 누리며 심지어 수많은 사회주의 국가와 공산주의 국가까지 생겼습니다. 성의 해방도 넘칠만큼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면 인간은 행복한가? 정반대인 것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은 "19세기는 '신은 죽었다'가 문제였지만 20세기는 '인간은 죽었다'가 문제다"라고 한탄하고 있습니다. 안드레이 스티븐슨은 "우리는 이제 노예가 될 위험은 없지만 로봇이될 위험 속에 살고 있다"고 갈파했습니다. 오늘날 인간의 자기 상실과 남에 의해서 그것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좌우되게 만드는 소외현상이 인류를 역사 이래의 불행 속으로 몰았다는 것이 모든 학자와 문명비판사가의 일치된 견해입니다. -63~64 쪽

그런데 현대인은 강의 표면과 자기가 전문으로 하는 어느 지류에만 집착해서 그것을 강 전체로 판단한다는 데 실패의 원인이 있었습니다. 존체와 부분, 근원과 현상을 같이 보고 나아가서 경중, 완급을 종합 판단해야 합니다. 항시 자기 인격을 그러한 입장에서 형성하는 동시에 독서에 있어서도 종합적인 지식 형성에 힘써야 합니다. 경제학자로 말하면 경제 이외에 정치, 사회, 국민심리, 역사 등에 대한 지식의 도움 없이 바른 경제정책을 세울 수 없습니다.
-225쪽

많은 사람들이 첫 번째 불행에 허둥다가 2차, 3차 불행을 자초하거나 막지 못해서 패배하고 맙니다. 이러한 불행의 연쇄반응을 막는 경계와 노력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아주 중요한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314쪽

정치도 사람이 하고 경제도 사람이 합니다. 자유경제의 주인은 기업입니다. 우리는 기업인에게 사회사업가가 되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유경제의 윤리에 대한 철저한 신봉자가 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것입니다.
-4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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