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의 대가 Mr. Know 세계문학 18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김수진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그의 작품 중 유명한 것에 <검의 대가>와 <뒤마클럽> 등이 있다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며 겨우 알았을 정도로 이 책에 대해, 그리고 작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나는 이 책을 읽었다. 단순히 "표지"가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열린책들의 Mr.Know시리즈는 몇권 읽어보지 않았지만 저렴한 문고본인 것도 마음에 들고, 민음사에서 다루지 않는 이야기도 꽤 있어 마음에 들었던 시리즈였기에 그 시리즈 중의 하나로, 유독 만화책 표지 같던 <검의 대가>는 오랫동안 보관리스트에 담겨있던 책 중의 한 권이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표지에 대한 기대만으로 읽은 책이기에 설사 재미가 없다고 하더라도 불평을 할 수도 없었다. 작품의 주요 소재인 펜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작품의 배경인 1968년 스페인의 여름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리고 너무나도 평범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아름다운 여인 아델라 데 오테로(정말 이름이 어렵다.. 그냥은 절대 기억나지 않는 이름.. 지금도 책을 보고 이름을 쓸 정도이다..)이나 잘생긴 후작 루이스 데 아얄라도 그냥 스쳐지나가는 듯한 인물이었지만 남들은 더 이상 추구하지 않는 예전의 검술을 유지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며 살고 있는 돈 하이메만은 결코 잊을 수가 없었다.  

약간은 고리타분해 보이기도 하고, 성격이 급한 자신의 학생들에게 검술의 위험함이나 결투에 대해 잔소리를 하는 돈 하이메의 모습에서 발터 뫼르스의 <루모와 어둠속의 기적>에서 검술을 가리키던 우샨이 떠올랐다. 미친 지하세계의 왕 가우납 99세와 짹깎짺깍장군에 의해 볼퍼팅어끼리 서로 죽이는 싸움을 시작해야했을 때.. 자신이 가르친 제자들을 도발하며,결국은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제자를 구했던 우샨의 모습은 자신을 믿고 자신에게 서류를 남긴 채 비명횡사한 후작과 사랑했던 여인의 복수를 다짐하던 하이메의 모습이라고만 느껴졌다. 

물론 볼퍼팅어와 인간을 비교한다는 것자체가 어이없을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목숨보다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더욱 중요시하게 생각하던 그 모습이, 그리고 모든 것을 알았을 때 분노하고, 결국엔 초연한 모습을 보이는 것조차 똑같았던 하나하나 검술에 의해 승화된 존재들이었기에 우샤와 하이메는 잊을 수 없는 존재들이었고, 뻔한 줄거리의 이야기를 더욱 실감나게 느껴지도록 만들어주던 매력만점의 인물들이었다. 만화책같은 표지에 반해 읽고, 결국 멋있는 인물의 정신에 반했고, 뻔한 것 같지만 긴장감 넘치던 이야기에 반해게 되던, 역시 Mr.Know의 책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하던 <검의 대가>.. 여전히 이름은 헷갈리는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의 또 다른 책에 대한 기대감마저 들게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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