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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고민에 고민을 하다 산 책이었다... 알사탕이벤트를 통해 읽고 싶은 책이 3권이나 올라와있는 것을 보며 3일 연속 고민했다.. 결국 스티커의 유혹을 떨쳐버려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는 과감히 포기, 이 책은 고민고민하다 11시 30분에 결재, 당일배송으로 4시 30분에 받았으며, <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사무소>도 어찌어찌하여 읽게 되었으니 3권 중 2권의 목표를 달성한 셈이었다.. 분명 먼저 접한 것은 <일의 기쁨과 슬픔>이었지만 보통의 책에 빠져들었던 적이 없어서인지 더글라스 애덤스의 책 <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사무소>를 먼저 읽었다. 그리고 그 책을 읽은 뒤에도 <살인예언자 2>를 읽고,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읽는 등 계속해서 이 책을 미루기만 했다.. 어쩐지 또 다시 알랭 드 보통과의 격차만 느낄까 두려워 선뜻 손이 안가게 되기도 하고, 아니 이 책을 손에 넣기전 이미 쌓아놓았던 책을 먼저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이리저리 미루다 보니 이제야 읽게되었다..
하지만 이번 책을 읽으면서 정말 뼈저리게 느낀 사실은 난 역시 알랭드 보통과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는 거였다.. 그의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너무나도 주옥같은 글이고, 한문장 한문장 소중하게 다가올터인데 난 그저 평이하다는 느낌 외에는 받지 못했으니 말이다..
물론 10가지 일을 쫓아다니며 이것저것 물어보고, 힘들게 힘들게 허락받아 다양한 일을 체험한 이야기 중 한마리의 생선이 잡혀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것엔 충분히 감명받았다.. 부레가 없어 끊임없이 헤엄쳐야하고, 그런 모습에 매력을 느껴 사람들은 참치를 잡으며, 잡힌 참치는 스트레스로 인해 피가 동맥으로 들어가 살이 시커멓게 되기전에 몽둥이로 내려치고 냉동시켜, 비행기를 타고 저 멀리 소비자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 어쩐지 사진이 컬러였으면, 좀더 물고기를 잡는 모습에 대한 사진이 많았으면 할 정도로 인상깊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2년동안 벌은 수입이 배관공의 수입과 비슷하지만, 나무 한그루를 그리기 위해 여러곳을 돌아다니고, 물을 그리기 위해 물을 찾아다니며, 우리에겐 그저 하나의 정적인 감상품이지만 미술관의 그림에서 거장들의 살아있는 기술을 배워 자신이 그리고 싶어하는 그림을 그리던 화가의 이야기도 일의 기쁨과 슬픔을 떠나 정말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하며 사는 행복한 사람의 모습이었기에 인상깊었다..
하지만 그 외의 이야기는 미안하게도 별 기억에 남지않는다. 기억에 남는 것 이전에 어떤 것이 일의 기쁨이고 슬픔인지조차 구별도 하지못한채 그저 다른 에세이와는 다르게 비스킷공장에 대해서, 취업현장에 대해서, 회계사의 하루를 쫓으며, 코끼리 무덤과 같은 비행기 무덤에서의 이야기와 같은 조금은 색다른 곳에 대한 이야기라는 느낌을 받을 뿐 알랭 드 보통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10분의 1도 이해하지 못한 느낌이다..
이건 아무래도 에세이 속의 작가와 공감하기보단 소설류의 박진감과 긴장감을 좋아하는 탓에 잔잔한 글 속에 숨은 재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일것이다.. 그래서 에세이를 더욱 재미없다고 느끼고, 또 피하고,, 어쩔 수 없다.. 이렇게 되어버린거 무리하게 에세이를 읽기보단 소설을 읽는 것이 나을테니 말이다.. 결국 이번 책의 만남으로 난 에세이에 취미가 없으며, 그 결과 알랭 드 보통의 글솜씨에도 빠져들지 못한다는 것을 그저 확인만 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