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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읽고 영화로도 나왔기에 도대체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 읽지않을 수가 없었다.. 분명 서른 다섯살 여자와 열 다섯살의 소년의 이야기이고 그 소년이 여자에게 책을 읽어준다는 간단한 줄거리는 영화를 소개해주는 프로에 의해 알게되었지만 그런 줄거리로 이 책 전체를 파악할 수 없었기에 부랴부랴 읽기 시작했다..
다른 리뷰에서 읽었듯 이 책은 3부로 이루어져있었다.. 한나와 처음 만나는 15살의 소년의 모습이 그려진 1부와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한나와 만나는 2부, 그리고 수감되어있는 한나를 위해 책을 녹음하여 보내주는 3부였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잔잔히 그려진 이야기를 읽으며 1부에서는 한나의 행동에 어이없음을 그리고 철부지 소년 미하엘의 행동에서 호기심을 느꼈고 세월이 흘러 법정에서 만난 2부에서는 한나의 수치심을 이해하지 못함과 미하엘의 우유부단함,,그리고 이기적인 모습에 분개하였다.. 마지막 한나를 위해 책을 녹음하여 보내주면서도 편지를 보내지않는 미하엘의 모습이 그려진 3부에서는 한나의 진정한 사랑을 느끼며 울음을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간염을 앓고있는 그리고 수치심을 느끼기 쉬운 나이 열다섯에 길에서 토를 한 자신을 집으로 데려가 씻겨주고 자신의 토사물을 치워준 서른 다섯의 여자에게 감사를 느낄수도 있다.. 그리고 그녀의 행동을 통해 자신은 사랑이라고 여기지만 주변사람이 보기엔 한때 겪는 열병과도 같은 것일 수 있었다.. 하지만 서른 다섯의 여자라면 자신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 줄 알텐데 설마 열다섯살의 소년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사실 세계뉴스를 보다보면 열몇살된 자신의 제자를 사랑해 임신까지 한 여교사가 있기도 했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라 어린 소년에게 집착하는 병쯤으로 생각할 뿐이다..) 하지만 한나의 비밀이 밝혀지고 감옥에서의 18년동안의 모습을 보며 충분히 가능했던 일이라고도 생각한다..
감옥에 갇히기 보다 자신의 문맹이 드러나는 것을 더 치욕스럽게 생각하던 한나는 자신이 글을 배워야 할때쯤의 나이에서 성장을 멈춘것은 아닐까? 그렇기에 자신에게 책을 읽어주던 소년에게 사랑을 느끼고 그 소년으로 인해 글도 배우게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 너무나도 사랑했던 소년의 편지를 기다리고, 또 만약에 편지가 온다면 그것을 직접 읽기 위해 글을 배우는 한나의 모습은 처음 15살의 소년과 사랑을 나누며 화를 내던 한나의 모습을 지우기에 충분했다..그리고 한나가 그렇게 바랬음에도 미하엘은 결코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 계속해서 고민하며 한나를 배신했던 예전의 자신의 모습에 죄책감을 느낄 뿐 한나와의 관계를 외면하기만 했다.. 처음에는 한나를 외면하는 미하엘의 모스에 화도 났지만 어쩔수 없던 선택이 아니었을까? 둘이 사랑했던 것은 15살의 소년과 35설의 여성이 만났을 때이니 누가봐도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었으니 말이다.. 아직도 한나와 미하엘의 마음을 모두 이해하진 못하겠다.. 아니 이 책을 여러번 읽더라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한나를 위해 마지막으로 미하엘이 한 행동은 진정으로 한나를 위한 행동이었다는 기억만은 남을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미하엘의 감정과 한나의 모습을 그린 이 책을 읽다보니 케이트 윈슬렛의 한나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상상하는 한나의 모습에는 한계가 있을테니 말이다.. 내가 아닌 다른누군가가 재해석하여 탄생시킨 한나의 모습, 그리고 미하엘의 고뇌가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한나와 어떻게 다를지, 미하엘의 고뇌를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하기에 꼭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영화라곤 연중행사처럼 드문드문 보면서도 더 리더는 어느 평일날, 그것도 혼자서 보고 왔다. 영화는 책의 내용을 그대로 그린 듯한, 책의 내용을 완벽히 반영하고 있었다.책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나혼자 스스로 느껴야 했던 한나와 미하엘(영화에선 마이클이다..발음의 차이때문에 생긴 차이긴한데.. 그냥 미하엘로 하지라는 생각이 든다..)의 감정을 두 배우의 연기를 통해 실감나게 느낄 수 있었다는 것 정도랄까.. 그리고 한나의 역할을 한 케이트 윈슬렛에게 왜 찬사를 보내는지 알게 되는 영화이기도 했다.. 글을 읽지 못한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 승진할 수 있는 직장을 그만두고, 아무런 것도 모른 채 유태인을 처벌하는데에서 시키는데로만 일을 하며, 모든 죄를 뒤집어썼던 한나를 연기하는 케이트의 모습은 완벽한 한나였기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었던 연기였다.
또한 책을 원작으로 하기에, 그리고 얼마전 책을 읽었기 때문인지 책과 다르게 묘사되는 점을 찾는 재미도 있었던 영화였다고 기억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영화를 광고할 때엔 미하엘과 한나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보단 케이트 윈슬렛의 노출연기에만 관심을 보일 뿐이었다. 솔직히 나도 영화를 보며 책으로 볼 때에는 살짝 지나가는 부분이 화면으로 묘사되고 있을때 조금은 부끄러우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기긴 했지만 그 모습보단 한나의 법정모습, 한나와 마이클의 대립, 한나의 늙은 모습등이 더욱 인상적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