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 독살사건 2 - 효종에서 고종까지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처음 <조선 왕 독살사건>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엔 그저 표지만 바뀐거겠지라는 생각외엔 별 다른 생각이 없었다. 우리집에 있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커다란 갈색 책 <향수>가 요즘엔 하얗고 조그만한 양장본으로 출간되는 것처럼 그냥 표지만 바뀌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근데 별로 두껍지도 않은 책이 2권으로 출간되었다는 것을 듣게된 뒤 이 책마저 출판사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구나라는 생각뿐이었다. 이전의 책이 다른 책에 비해 두꺼운 편이긴하지만 2권으로 나누기엔 뭔가 애매한 양이라 어떻게 수작을 부렸나 싶었는데....

정말 나의 착각이였다!!!! 2권으로 늘어난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기존의 조선왕 독살사건이 8명의 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면 이번 개정판에선 1권에서 7명, 2권에서 7명, 그렇게 총 14명의 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총 6명의 이야기가 늘어났으니 1권으론 해결할 수 없어, 이렇게 분권으로 출간되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새로운 이야기가 50%정도를 차지하다보니 이 책을 읽는 내내 다시 읽는다는 느낌보단 새로운 책을 읽는다는 기분이 더 컸다. 

특히 1권의 경우, 이야기의 시작이 이번에 처음 다룬 문종과 단종, 그리고 예종과 연산군을 다루고 있었기에 후반부를 읽기전까진 완전히 새로운 책을 읽는 것이었다. 문종과 단종, 그리고 세조의 이야기는 친숙한 반면, 세조와 성종사이의 왕으로 존재감이 없다고 생각했던 예종에 대해 새로운 면모를 보며 즐거워하고, 연산군마저 독살된 것은 아닐까라는 이야기에 씁쓸해하며 그렇게 새로운 이야기를 읽으며 좋아하던 1권과는 달리 2권의 경우 이전 책에서 이미 읽은 효종, 현종, 경종과 정조의 이야기로 시작하다보니 조금은 지루했다.. 워낙 인상깊게 읽었던 책이라 읽은지 조금 오래되긴 했어도 많은 부분을 기억하고 있기에,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2권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2권에서 새로 다룬 이야기는 사도세자의 아들들인 은언군과 은신군, 은전군, 그리고 순조의 아들인 효명세자의 이야기였다. 정조의 형제들이며 왕이 아니었던 은언군, 은신군, 은전군의 죽음은 내내 영조와 정조, 사도세자와 노론의 갈등과 그 속에서 벌어진 사건이기에 관심의 초점이 사도세자의 서자로 바뀌었다는 점을 제외하곤 조금은 익숙한 이야기들이었다.  

반면 순조의 아들이었던 효명세자는 조선말 외척들이 득세하는 조정에서, 왕은 그저 허수아비라고만 생각되던 때에 마지막 조선의 불꽃처럼 왕권을 잠시나마 강화시켰지만, 결국은 급사한 또 다른 독살사건의 피해자였다. 정조이후의 왕인 순조, 헌종, 철종시대는 그냥 안동김씨와 풍양조씨의 시대로 탐관오리들이 판을 치고, 백성들은 점점 살기 어려워지며 나라가 망할 징조가 보이는 시대라고만 여겨왔던 것과는 달리 이 때에도 왕권을 다시 한번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던 세자가 있다는 사실이 새로웠다. 만약 효명세자가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상상을 하며 그에 의해 망해가던 조선이 바로잡아지지 않았을까라는 헛된 희망을 갖게 만들던 그런 세자를 지금에서야 처음 알게되었고, "효명세자"의 존재는 2권에 걸쳐 출간된 개정판 속 이야기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덧) 중간에 다른 오타도 발견하긴 했었는데 그 정도야 이해할 수 있다며 그냥 넘어갔다.. 근데 2권 195페이지 첫째줄의 은전군은 아무리봐도 은신군을 잘못 쓴것 같은데..  

은전군은 이미 사망했으므로 대상은 은언군 아니면 은전군 뿐이었다.. 

이 문장이 바로 이상한 부분이다.. 바로 앞의 장을 보면 은신군의 죽음으로 은언군이 졸지에 혜택을 입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은전군은 그 뒤에 죽은 것으로 나오니 앞의 은전군이 은신군으로 바뀌어야 맞는 것 같은데.. 다들 은○군이다보니 오타가 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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