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몽자&콩자 > <진중권- 교수대 위의 까치>독창적인 그림 읽기를 배워오다..

  알라딘에서 작가와의 만남 이벤트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실 응모는 안했었다. 딱히 만나고 싶었던 작가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베르나르 베르베르와 한비야는 한번쯤은 보고 싶었지만..보고 싶은 마음보단 귀찮다는 마음이 더 컸었다..), 굳이 작가의 강연을 듣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진중권 교수님의 <교수대 위의 까치>로 강연회를 한다는 말에 신청할까 말까로 계속고민을 하다 결국 종료 하루전에 응모를 하게 되었고, 운좋게도 당첨되어 오늘(날짜상으론 어제지만 아직 잠을 안자서인지.. 그냥 오늘같다..) 처음으로 강연회라는 것에 가보게 되었다..  

진중권 교수님하면 <미학 오디세이>의 저자라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어떤 경력을 가지셨는지, 어떤 모습이신지, 어떤 글을 쓰셨는지 등등 진중권 교수님에 대해선 아는 것이 하나 없이 그냥 <교수대 위의 까치>를 통해 새롭게 보는 그림읽기 방법이 좋았을 뿐이었고, 그래서 강연회를 신청했을 뿐이었다.. 이 책속의 이야기들이 중앙대에서 강의를 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단 한번의 수업이후 수업이 없어졌으며 그 수업자료를 모아서 만들어 냈다는 책이었기에 이 책의 여러 그림 중 한 점의 그림을 선택해 대학때의 수업처럼 강연을 하실까라는 생각을 하며 처음으로 상암DMC에 가보게 되었다..바보같이 누리꿈스퀘어라는 것과 오마이뉴스라는 것만 기억하고 "비즈니스타워 18층"이라는 것은 적어가질 않아 한참을 헤매다 겨우겨우 찾아가서인지 강연장에 들어서는 순간 더욱 설레이기 시작했다.. 

7시 40분(30분이 넘어서 시작했는데.. 40분은 안넘은 것같고..대충 어림짐작으로..), 드디어 강연이 시작!! 책의 내용을 그대로 강의하는 것이 아닌 사진이론의 역사에 대해, 그리고 푼크툼에 대해, 그리고  회화와 사진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강의하신다며 짧게 브리핑을 해주시고 사진이론의 역사에 대해서부터 강연을 시작하셨다.. 처음엔 그림읽기에 왠 사진? 인가 싶었는데 사진이 도상에서 상징, 그리고 지금은 지표적 성격을 지닌다는 것이나 그림이 사진으로 인해 도상에서 상징, 그리고 지표적 성격을 지니다 다시 도상으로 회귀했으며, 사진이론의 역사에서 푼크툼이 나오게 되고, 그 이론을 조금 뜻을 넓혀 회화에 적용하기까지.. 어느 것 하나 관계없는 것이 하나 없었고, 서로 다른 이야기같은 것이 한 데로 뭉쳐져 오히려 책으로 읽을 때보다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솔직히 처음 듣는 진중권교수님의 강연이었기에, 아무리 쉽다고는 해도 그래도 강연이데 조금은 지루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했었었다.. 안그래도 미술쪽은 젬병이다보니 분명히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분명히 지루하게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강연내내 진중권교수님의 입담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도 모른 채 강연을 듣게 되었다.. SBS에서 허경영을 다룬 "그것이 알고싶다"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더불어 "허경영신드롬"에 대한 분석에 웃으며 들으면서도 왠지 모를 씁쓸함을 느끼기도 하고, 비행을 좋아하신다는 이야기에 놀라기도 하며 이래저래 다양한 이야기에 빠져있다보니 어느새 9시를 훌쩍 넘기고야 말았다.. 

그리고 이어진 질문시간과 사인회시간.. 쑥스러운 마음에 질문은 다른 분들께 양보하고, 처음으로 저자의 사인을 책에 받게되었다.. 예약판매때마다 주는 사인본 책은 그냥 별 감흥이 없었는데.. 저자의 강연을 듣고, 내 이름이 적힌 저자의 사인을 받으니 왠지 책이 한 시간전보다 몇백배 소중해질 뿐이었다.. 사인회를 하기전, 속지가 까만색이라 어디에 싸인을 받나 한참을 고민했는데, 센스만점 금색펜으로 까만속지에 멋드러지게 싸인해주신 진중권 교수님^^ 아무래도 이번 강연회를 통해 진중권교수님의 열렬한 팬이 되버릴 것 같다.. 

 

 덧))  이건 확실히 출판사의 음모다.. 이렇게 좋은 강연을 듣는 자리에서 책을 팔다니!! 강연을 듣기전에는 아직 읽을 책이 많으니 다 읽고나서 사야지 싶었는데.. 강연을 듣고 나니 안살수가 없다.. 아직 진중권교수님의 책은 <교수대위의 까치>밖에 읽지 않은 상황이니 그 유명한 <미학 오디세이>도 읽어봐야겠고, 알라딘의 당일배송으로 산다고 해도 읽는 것은 내일 오후라는 생각을 하며 그것도 못참겠다며 결국 그 자리에서 사버리고야 말았다.. 그것도 1권만 사야지라는 굳은 결심을 떨쳐버리고 책은 세트로 사야한다며, 예쁘게 비닐 포장된 3권짜리 세트로... 

거기다.. 서양 미술사1을 바라보는 내 눈길을 바라보며 출판사직원분 왈 " 목요일 Yes24에 들어가보세요.. 하루특가를 꼭 보세요"라는 말을 남기시니.. 확인해본결과 진짜 이번주 목요일에 <서양 미술사 1>을 50% 할인판매한다.. 이거 참.. 사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닌 그냥 단순히 귀띔에 불과한 것이고.. 꼭 사야되는 것도 아닌데..  이런 좋은 정보까지 얻은 마당에 이젠 안사고는 못배기게 되버렸다.. 

 정말이지 알라딘의 "작가와의 만남"이벤트는 정말 좋은 이벤트이면서, 안그래도 매일 내리는 책지름신을 단 몇분사이에 파바박하고 내려보내고야 마는 이벤트였다.. 그래도 좋으니, 다음 번에도 이런 좋은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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