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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신 - 일본서기에서 신영성운동까지
이찬수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009년 9월
평점 :
일본드라마를 보고, 일본노래를 들으며, 일본만화와 일본소설을 읽는 것이 일상화된 요즘 가끔씩 드는 의문은.. 일본인은 왜 집안에 불단이 있을까였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이나 명탐정 코난을 읽을 때엔 살인사건이 있은 뒤 피해자의 집에 방문한 형사들이 먼저 집에 있는 불단을 찾으며 향을 올리고, 식탐정을 보면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며 매일 불단의 음식을 정성스레 바꿔올리는 모습이 어느새부터인가 익숙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조금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드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일본여행을 하며 느낀, 가정집 옆에 있는 묘지들의 모습도 그렇고..
한국에서도 종가집을 보면 위폐를 모셔놓는 사당이 있긴 하지만 그건 극히 일부 가정의 이야기이고, 집에 불단이 있기보단 납골당이나 묘지를 직접 찾아가 인사를 드리는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만약 가정집 주변에 묘로 빽빽히 들어찬 묘지가 있다면, 대번에 집값이 떨어진다며 집을 사지도 않을 것이고, 그런 집을 구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텐데..
분명 일본은 우리나라를 통해 불교가 전파되었고, 그리스도교는 똑같이 억압을 받은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우리나라와 많은 것이 비슷하다고 하는 일본은 자세히 들여다 보면 너무나도 다른 모습의 나라였다..
우선, 가장 큰 차이점은 일본엔 그리스도교가 얼마 없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엔 온갖 박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교가 널리 전파되어 동네마다 여러개의 교회와 지역마다 여러개의 성당이 있는 것과는 달리, 일본의 경우 민족 종교인 불교를 이용하여 철저히 억압 1%에 미치지 못하는 소수자들만 그리스도교를 믿고 있는다고 하였다..
두번째 차이점은 무교든 불교든, 그리스도교든 한 가지 종교를 가지며 그 종교에 맞는 방법으로 살아가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사람들은 딱히 불교를 믿는 사람도, 유교를 믿는 사람도 없는, 종교가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정월초하루엔 신사에 가서 일년의 복을 빌고, 우리나라와는 달리 휴일이 아닌 크리스마스에 케익의 초에 불을 붙이고, 캐롤을 들으며, 결혼식은 교회의 예배당에서 하며, 죽어서는 사찰을 향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도 딱히 그리스도교가 아니어도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산에 올라서는 사찰을 구경은 하지만, 그리스도교가 아닌 사람이 성당이나 교회에서 결혼을 하지 않고, 종교와 상관없이 사찰에서 장례를 지내는 것이 아닌 종교에 따라 장례방식도 달라지기에 일본인의 모습은 조금 신기하게 보일 정도였다.
그런 일본인의 종교이면에 신도와 융합된 불교가 있으며, 조상을 숭배하는 유교정신과 "도"를 중시하는 사무라이 정신이 융합된 독특한 세계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근대화문물을 받아들이며 전통을 무시했던 것과는 달리 전통을 중시하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습관에 의해 형성된 일본인의 정신세계.. 이렇게 변화를 싫어하는 일본인들이다 보니 50여년 동안 일본을 종식하고 있던 자민당이 민주당에 참패했던 것이 큰 이슈가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 한권을 통해 일본인의 정신을 완전히 이해했다고도 못하겠고, 일본을 안다는 말도 아직은 못하겠지만 은 다른 것은 몰라도 전통을 중시하고 새로운 것을 융화시키려 했던 그런 정신은 배워야할 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이야 전통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한국은 전통보단 신문물에 열광을 하며 전통을 소홀히하고, 잃어버린 전통을 나중에가서야 후회하니 말이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표지는 좀 촌스럽다.. 아무리 일본정신이라곤 해도빨간 표지에 사무라이만 그려놓을 것 까지야.. 촌스럽기도 하고 부담없이 집기엔 너무나도 부담스러운 표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