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46년에 1984년의 모습을 생각하며 쓴 조지오웰.. 당시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만큼 이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암울하게되었다고 한다. 그렇다..1984를 읽는 내내 암울한 분위기는 내 주위도 맴도는 것 같았다. 400여페이지로 다른 책에 비해 두껍지도 가볍지도 않았지만 다른 책에 비해 읽는 데 시간이 더 걸렸다. 암울한 분위기에 휩싸여 거기다 오랜만에 오는 비로 하루종일 날씨가 ?어서 그런지 한페이지한페이지 읽는 속도가 더뎠다.

텔레스크린이라는 쌍방향통신이 가능한 감시기계로 하루종일 감시당하며 사는 외부당원 윈스턴,. 그의 모습은 1950년대에는 낯선 모습이었겠지만 요즘에는 낯선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물론 오늘날도 집안까지 침범하는 카메라는 없지만 오전에 집을 나가 밤에 집에 들어설때까지 수많은 감시카메라에 노출되는 우리에겐 익숙한 모습이다. 그리고 얼마전에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3d지도를 제공하는 한 싸이트에서는 집 내부까지도 찍힌 경우가 있다고 하니 집안감시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으니.. 그런 사회에서 계속해서 과거의 기록을 지워나가는 윈수턴..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도 지배한다는 당에 의해 끊임없이, 그리고 수도 없이 반복해서 수정되어가는 과거들.. 그리고 불과 며칠전 일임에도 기억하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 그리고 사상교육으로 자신의 부모까지 밀고하는 어린이들.. 그런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모,. 이 모습은 왠지 일제 치하의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자신이 살기위해 주변사람을 감시하던 우리 조상들.. 하지만 이는 서로를 더 옭아맬뿐 아무에게도 이득이 되는 것이 없을터인데 사상교육의 위험성을 엿볼수도 있었다.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 줄리아와 사랑에 빠져 체제의 규칙을 어기며 체제에 반항하기위해 우연히 눈이 마주친 오브라이언에 동질감을 느끼고 혁명단이라는 것에 가입하기에 이르는 윈스턴의 모습에서 잠깐이나마 행복을 느낄 수도 있었다. 규칙을 어기기위해 더 작은 규칙들을 엄수하고 체제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모습을 보이며 사랑하며 이상을 키워나가던 윈스턴이었는데.. 그 모든 것이 함정이었다니.. 갑작스레 체포되고 고문받고, 그러면서 없는 죄도 자백하게 되는 모습이라니...

권위에..힘에 복종할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신체와 나약한 정신이라니.. 그리고 결국 당의 사상에 복종하게되자 처형을 맞이하는 모습이라니.. 정말.. 너무나도 암울한 느낌이다.

한 개인의 힘으로는 거대한 체제를 부술수 없다는 그런 느낌을 주며 소설이 끝나다니... 동물농장에서도 혁명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가져오려 했으나 결국엔 혁명을 주도한 세력에 의해 다시 지배되며 더욱 나쁜 세계를 살게되는 동물들과는 달리 그러한 혁명조차 불가능하도록 끊임없이 다른 나라와 전쟁을 하며 필요이상의 생필품을 소모하는 오세아니아의 모습.. 약간 다른 듯하면서도 두 작품간에는 무언가 통하는 것이 있는 듯하다.

1946년 1984년이 아닌 21세기를 예측한 듯한 조지오웰의 뛰어난 능력에 감탄하면서도 너무나도 암울한 분위기의 책에 빠져 한동안은 우울할 듯 싶은 그런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