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1Q84 2 - 7月-9月 ㅣ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일본에서 출간당일 58만부가 팔렸고, 우리나라에서도 출간 이후 계속해서 베스트셀러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고, 하루키의 소설인만큼 흡입력도 강했다. 살짝 지루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아오마메와 덴고의 이야기에 끌려 하루종일 책을 읽게 만드는 그런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하루종일 하루키의 <1Q84>를 읽었는데 너무나도 허무하다.. 완결인줄 알고 그렇게 열심히 읽었는데, 내년에 3권이 나온다니.. 아오마메와 덴고, 그리고 후카에리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을 맺을지 궁금해서 다른 일은 모두 팽개치고 계속해서 <1Q84>만을 읽었는데 이건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물론 2권까지 읽었어도 너무나도 많은 의문점이 남아있고, 덴고와 아오마메, 후카에리 그리고 그들의 주변인물인 고마쓰와 노부인, 다마루, 에비스노 선생님의 이야기 역시 흐지부지 되버려 3권이 나온다는 사실은 매우 반가웠다. 아직 미완인 채 이야기가 끝나버린 느낌이 강했기때문에, 비록 내년일지라도 <1Q84>의 이야기가 계속된다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 생각은 한다. 하지만 그게 내년이라는 게.. 그리고 그것도 모르고 이 책을 벌써 읽었다는 것이 슬프다.. 물론 1권을 사면 줬던 야나체크의 음악을 주인공과 공유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 하루를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야기를 1년동안 묵혀두어야만 하니 말이다.. 

그래도 아오마메와 덴고를 만난 것이 완전히 후회스러운 것은 아니다. 만약 그들의 이야기를 모른 채 1년을 기다렸다면 나는 남들이 하는 1Q84이야기에 벙어리가 된 채 가만히 앉아, 외톨이가 되었을테니 말이다. 여전히 리틀 피플의 의도가 무엇이고, 아오마메와 덴고는 1Q84년이란 세계에서 어떻게 될지, 덴고의 결심처럼 아오마메를 찾게될지, 후카에리는 어떻게 되고 그녀의 책 <공기 번데기>는 어떻게 될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언제나처럼 하루키의 책을 읽고 심오하게 분석을 하는 사람처럼 이야기를 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두개의 달이 떠있는 세계에 대해 이야기는 할 수 있고, 아오마메와 덴고에 대해 남들과 대화는 할 수 있는 정도는 되었으니 절반의 성공이랄까?

거기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카라마조프의 형제들>과 <황금가지>를 읽을 시간을 벌었다는 점도 조금은 만족스럽다. 열린책들에서 나온 도스토예프스키전집을 보며 항상 읽어야겠다는 생각 뿐 결코 손이 가지 않던 책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꼭 읽어봐야겠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에서 그리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그 세상은 1Q84년과 어떤 공통점과 차이가 있을지 비교하며 읽는 것도 재미있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