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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
조영남 지음 / 한길사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우연히도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다 발견한 책이 조영남씨의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이란 너무나도 공감이 되는 제목의 미술책이었다. 가수이자 방송인인 조영남씨가 그림을 그리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림에 대한 책을 썼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그 책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현대미술에 관한 것이며, 가끔씩 등장하는 조영남씨의 그림에 당황하지만 현대미술에 조금은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이야기에 끌려 두말않고 읽게된 책이었다.
인사동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화랑에서, 수많은 전시회를 하고 있지만 그 전시회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보단 기름에 튀긴 호떡을 먹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서론에 동감할 뿐이었다. 끝도 없이 줄을 선 호떡집과는 달리 화랑들은 텅텅 비어있고, 나 역시 그런 화랑에 잘 들어가지 않는다. 동생이 관심이 간다며 같이 가자고 할 경우 몇번을 제외하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그림, 나도 그릴 것 같은 그런 그림을 보며 흥미를 느끼지 못하였다. 루벤스가 그린 수많은 신화이야기와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나 비너스의 탄생을 보며 숨겨진 이야기를 읽어내는 것이 즐겁게 느껴지는 반면 잭슨 폴록의 물감흩뿌리기나 미술책에서 수도 없이 본 칸딘스키그림은 도무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뭘 그린 것인지조차 알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가 왜 현대미술을 못 알아먹고 있는지에 대해 알기 쉽게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중, 고등학교 미술시간 선생님께서 그렇게 이야기하시던 야수파니 인상파니, 입체파니 등등의 분류를 매번 들으면서도 도무지 어떤 그림인지 분간도 못한채 그저 달달 암기만 해왔던 것이 바로 현대미술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질 못해서 그런 것이었다. 화가 자신이 내 그림은 입체파다라고 말하며 그림을 그리지 않듯, 후대의 평론가에 의해 그림이 분류되고 그 분류를 몇개의 특징을 바탕으로 암기만 해왔으니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지금도 정확히 야수파니 인상파니 하는 그림을 정확히 분류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현대미술의 아버지가 피카소, 세잔, 마네이며, 고흐, 피카소 등 현대미술화가가 입체파인지, 야수파인지, 표현파 중 어느 것에 속하기 보단 여러 분야에 속해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현대미술에 대해 눈꼽만큼도 알지 못하던 나조차도 조금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현대미술에 관한 책!! 조영남씨의 에세이같은 느낌의 편한 말투로 여러 예술주의를 조근조근 설명해주니 더 이상 현대미술은 현대인이 못 알아먹을 것 같은 미술이 아니었다. 그저 미켈란젤로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과는 다른 방법으로 감상해야하는 그런 장르일 뿐..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음악과는 달리 그림은 직접 그 그림이 있는 장소에 가야하는 번거로움과 대작들은 한국에 초청되기전까지는 쉽게 보지 못한다는 불편함에 의해 음악보다 미술이 조금은 더 멀리 느껴지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런 미술을 조금이라도 가까이 느껴보기위해 이번주엔 그나마 가장 가까운 인사동의 화랑에서 다양한 미술세계를 접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