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란 사용하는 게 아냐. 마음이란 그냥 거기에 있는 것이지. 바람과도 같은 거야. 당신은 그 움직임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좋아"-92쪽
가을이 사라져 버리자. 그 뒤에는 무엇이라고 규정 지을 수 없는 싸늘한 공백이 찾아왔다. 그것은 가을도 아니고 겨울도 아닌 기묘하고 괴괴한 공백이었다. 짐승들의 몸을 감싸고 있던 황금색은 서서히 그 빛을 잃고, 마치 표백된 것 같은 흰색으로 뒤덮여서 조만간 겨울이 다가올 것이라는 사실을 모든 사람들에게 고하고 있었다.-214쪽
친절함과 마음은 전혀 별개의 것일세. 친절함이라는 것은 독립된 기능이지. 좀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표층적인 기능일세. 그것은 단순한 습관이지, 마음과는 다른 것이라네. 마음이라고 하는 것은 훨씬 깊고, 훨씬 강한 것이라네. 그리고 훨씬 모순된 것이지.-2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