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사무소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공보경 옮김 / 이덴슬리벨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지구가 파괴되는 순간 지구에 있던 외계인인줄 꿈에도 생각지도 못했던 친구 포드 프리펙트에 의해 살아나 과거를 넘나들며, 수많은 공간을 이동하며 여행을 하던 아서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읽으며 행복했었다.. 이게 정말 라디오 방송에서 시작한 이야기일까부터 시작하여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작가길래 이런 허구맹랑한 이야기를 밑도끝도없이 재미있게 썼는지 정말 극찬을 할 뿐이었다.. 그런 그의 작품을 다시 한번 만날 수 있었다.. <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 사무소>라는 이름으로.. 탐정 사무소란 말만 듣곤 어떤 기상천외한 탐정이 "어떤 트릭을 이용한 살인사건"을 해결할까 싶었다.. 그런데.. "트릭을 이용한 살인사건"이란 전혀 없었다..  

탐정은 탐정이지만, 대학시절 술에 취한 상태에서 시험문제에 나올만한 것들을 읊어 친구들이 자신에게 넘어오길 유도, 매번 점심을 얻어먹고 지냈으며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거짓최면을 걸어 문제를 알아냈다고 친구들을 속이고, 그 문제를 보관하면서도 부모님의 병세를 거짓말로 꾸며내어 친구들에게 돈을 받고 문제를 슬쩍 보여주었다 말도 안되게 실제 시험문제와 그가 예견한, 아니 이제까지의 시험문제와 내용을 바탕으로 찍어낸 문제가 토씨하나 안틀리고 정확히 시험문제와 일치하여 학교에서 퇴학당한, 집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주거나 복잡하게 얽힌 이혼사건을 해결해주며, 비서에게 월급도 주지않은 채, 아니 수표로 지불했다 업무시간이 끝나기전 지불취소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비서에게 잔일을 시키는 조금은 엉뚱한 더크 젠틀리라는 탐정같지않은 탐정이었다..  

그리고 사건자체도 한번에 일어나기 보단, 리처드와 조금은 정신이 없는 리즈교수님이 만찬에서 만나고, 리처드가 다니는 회사의 사장인 고든은 갑자기 누군가에게 총을 맞아 죽어 유령이 되고, 모든 것을 믿는 전자수도사가 말을 타고 다니며, 남자친구에게 바람맞은 여자가 딴 남자를 만나는 등 뭔가 연관이 하나도 없어 보이는 사건들이 일어날 뿐이었다.. 아니 비디오녹화기(솔직히 이 단어를 보며 약간은 어이가 없었다.. 비디오면 비디오지 TV를 녹화하는 기능을 가졌다고 비디오 녹화기라고 하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을 뿐더러, 너무나도 생소한 단어일 뿐이었다.. 몇번에 걸쳐 책에 언급되긴 하지만 끝까지 정이 안가는 단어였다..)처럼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기 위해, 인간을 대신해 믿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여 이용되는 전자수도사란 존재부터가 이상하지 않나!! 그것도 말을 타고 다니는, 인간과의 차별성을 위해 눈을 하나만 갖고 있는 그런 존재라니..  

그리고 전자수도사는 고든을 살인한 후엔 딱히 언급되지 않는 것도 같고, 분명 같이 있어야 할 말이 리즈교수의 화장실에서 발견되며, 유령이 된 고든이 자신의 시체를 보고 기절하는 등 정말 허무맹랑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짜잔 하고 등장하는 것이 더크 젠틀리였다.. 분명 책 제목은 <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 사무소>인데 왜 더크가 안나오나 싶은 마음이 들때쯤 그의 캐릭터답게 조금은 엉뚱하게 등장했다.. 그리고 조금은 특이한 사건이라 할 수 있지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리처드의 이야기를 최면을 통해 들으며 뭔가를 알아내다니.. 기존의 추리소설과는 전혀 다른 그런 일이기에 도무지 어떤 일이 연관이 있는지조차 추측조차 하지 못한채 겨우겨우 더크와 리즈교수, 그리고 리처드(물론 아서 덴트처럼 꽉 막힌 영국 사람은 아니었지만 역시 이 책의 아서덴트는 리처드라 생각될만큼 그 역시 나처럼 더크와 리즈교수의 말을 전적으로 믿지도, 이해하지도 못하지만 말이다..)의 이야기를 쫓아갈 뿐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드러난 결말을 보며 얼마나 당황했던지.. 더크가 의문을 품은 사건들이 타임머신에 의한 일들이라는 밝혀진 것으로만으로도 충분한 그 이야기에, 초반에 등장한 어떤 존재에 대해 완벽히 까먹었을 때에, 예상치도 못한 방법으로 다시 등장하여 이 모든 사건의 원인이 되었던 그런 존재의 재등장은 정말 이 책을 돋보이게 할 뿐이었다.. 역시나 더글라스 애덤스의 기상천외한 상상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듯 보였다.. 그런 기상천외한 상상력에 더불어 간간히 사람을 웃게만드는 유머까지 더불어져 있으니.. 너무나도 허무맹랑하여 어이가 없다가도, 어쩌면이란 생각이 들게도 되고, 조금은 어이없는 캐릭터인 더크를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도 없게 만드는 이야기에,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는 웃음까지!! 초반 너무 많은 다양한 일들로 도대체 뭔가 싶었던 이야기가 이제는 어디한군데 버릴 곳이 없는 그런 이야기가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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