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신성가족 -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 희망제작소 프로젝트 우리시대 희망찾기 7
김두식 지음 / 창비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 역시 정말 읽히지 않는 책 중의 한권이었다.. 6월 1일 소설이 아닌 다른 책 좀 읽어보자 싶어 샀던 책은 이 책보다 나중에 산 소설책들에 밀렸고, 얼마전 수많은 책에 묻혀 정신없이 책을 읽을 때에도 이 책은 언제든 읽을 수 있는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이 아닌 책장 한구성탱이에 처박혀있었다.. 적어도 들어가는 글은 읽고 덮어두었다고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펼쳐든 책에 꽂혀있는 책갈피는 들어가는 글조차 다 읽지 못한 상태였다.. 2달이 훌쩍 넘어 다시 읽기 시작하긴 했지만 여전히 이 책은 잘 읽히지 않는다.. 

연수원 몇기냐고 물어보는 고압적인 판사의 모습, 교통사고를 통해 수천만원의 피해를 보았음에도 살인사건이 아니어서 소송을 포기한 사례, 허위사실로 고소되어 오히려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강압적인 검사에 의해 구속되고, 변호사에게 수억을 들여 사건을 해결해 지금까지도 자신을 구속한 검사를 용서하지도, 잊지도 못한다던 70대 노인분의 이야기, 사건의 빠른 해결을 위해 미리 머릿속에 프레임을 짜놓고 그것에 벗어나는 이야기는 들으려고도 하지않는 검사와 판사의 모습..분명 이 모습은 판사와 검사의 모습 중 단편일뿐일텐데.. 아직 읽지않은 3/4의 이야기에선 다른 모습이 나올텐데라며 기대를 하며 읽어도 좋으련만(근데 1/4의 내용에서 만난 판사와 검사, 변호사의 모습이 결국 전부였다....).. 법치국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만이 떠오르는 현실에 갑갑해지는 마음에 책을 읽는 속도는 더딜뿐이었다.. 굳이 이런 사회의 모습을 읽어야되나싶기도 하고, 읽는다고 해도 우리사회가 바뀔 것 같지도 않고..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을 부정하고만 싶은 무력감에 빠질 뿐이었다.. 

그런 마음상태에서 이어진 이야기는 거절할 수 없는 돈이었다.. 아는 사람이 놓고간,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돈이 아닌, 사기가 아닐 것같은 돈만 받아 회식할때 쓰고, 명절에 떡값으로 주었다는 실비나 애인역할을 할 여자연예인의 스폰서가 되듯 일종의 보험처럼 법인카드로 판사의 스폰서 역할을 하던 친구의 모습을 보며 한숨소리가 커질뿐이었다.. 어떻게 정치인들의 뇌물에 대해 판결을 내리는 사람들이 아무리 작은 돈이라지만, 지금은 당장 사건과 연관이 없다지만 명백히 정당한 노동의 대가도, 아무런 사심없는 용돈도 아닌 그런 돈을 아무 거리낌없이 받고, 거리낌이 있다고 해도 형성된 분위기에 의해 받을 수 밖에 없고, 그런 돈을 거절하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인냥 쳐다보며, 돈을 받는 것이 특권이 아닌 돈을 주는 것이 특권인 그런 풍조를 만들었는지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물론 몇년전일이라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일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정말 사라졌을까? 

그러고 보니 얼마전 읽은 공지영작가의 <도가니>가 떠오른다.. 전관판사예우라는 이름으로 판사시절 청렴하게 사건을 해결했지만 변호사로 개업하는 시점 딱 한번 그 특권을 이용해먹으려는 변호사나 그런 관례에 따라 변호사를 우대해주던 검사나 판사의 모습이.. 결국 도가니에서 그 사건은 돈이 많은 사립학교의 가해자들이 피해자가 아닌, 피해자들의 보호자와 합의함으로써 소송을 취하하던데.. 정말 그런 일은 극소수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거절할 수 없는 돈에 이어 돈이나 압력이 아닌 그저 청탁의 말로 옭아매는 대법관, 판사의 모습, 고고한 척하느라 의뢰자를 직접 만나기보다는 브로커를 통해 만나다보니 사례비가 증가하고, 결국 수임료가 늘어 일반인들에게 더 문이 높아지는 변호사사무실의 모습에 느는 것이라곤 한숨뿐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공부하는 동안 고생한만큼 결혼할 여자는 서울대 4년제 출신이여야 되고, 성형을 했더라도 이쁘고, 집안도 어느정도 뒷받쳐주는, 그래서 집을 해오길 바라는 일부 신성가족의 모습은 다른 전문직과 다를바 없는 그저 잘난 사람들이었다.. 솔직히 이 책을 보면 어느정도 속이 시원해질거라고 생각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답답할 뿐이다.. 10년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너무나도 높은 벽에 의해 드는 생각이라곤 그저 법은 지키기 위해 있는 것, 절대 어기거나 소송을 해야하는 그런 일에 휘말리지 않도록 몸조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않는다.. 언제쯤 신성가족의 틀이 깨지고, 진정한 법치국가가 될수 있을지.. 답답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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