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애
김별아 지음 / 문학의문학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 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미실>을 통해 김별아씨를 처음 만났었다..신라시대하면 김유신과 김춘추의 일화, 선덕여왕과 지귀에 얽힌 설화, 문무왕과 만파식적에 대한 설화이외엔 다른 이야기라곤 읽어본 적이 없는 시대이다.. 조선과는 달리 너무 남아있는 사료도 적기에 허구라고는 하지만 김별아씨의 미실을 통해 만난 신라의 모습에 반해버렸었다.. 조선의 유교사상과는 달리 여자도 재혼을 할 수 있고 사랑을 맘껏 표현하며, 색으로 왕을 모시는 집안의 이야기, 거기다 너무나도 강렬한 이미지의 미실이란 한 여자의 이야기에 푹 빠져버렸었다.. 그리고 그런 김별아 작가가 일제강점기, 한 독립운동가와 그의 일본인 애인의 사랑이야기를 그렸다기에 정말 기대를 했었다.. 

식민지시대, 대부분의 일본의 지식인들조차 조선을 부당하게 대하는 것에 전혀 언급하지 않던 시기, 한 명의 일본여인이 한국의 독립운동가를 사랑하고, 그와 함께 활동을 한 이야기라고 하니 어떤 구구절절한 사랑이 있을지, 그들이 겪었을 고난을 어떻게 어우러졌을지 정말 기대를 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박열이란 독립운동가와 가네코 후미코라는 그의 부인(옥중에서 서류상 결혼을 해서인지 부인이라기보단 애인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에 대해 알게 된것이 이 책을 통해 얻은 전부였다.. 그들이 서로를 만나기 전에 겪은 고난과 그들이 만난 후 겪는 고난과 사랑이 잘 연결되지않는 느낌이들어서인지 결말까지 읽었음에도 다른 리뷰어들처럼 눈물이 나지도, 구구절절한 사랑에 가슴이 먹먹해지지도 않을 뿐이었다..   

어릴 적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채 자랐고, 성인이 되어서도 한 남자에게 온전한 사랑을 받지못했던 가네코 후미코와 나라를 잃은 식민조선에서 국비를 받아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에도 마음아파하던 박열의 이야기가 책의 절반을 넘게 차지한 것과는 다르게 그들이 만나고, 서로 사랑하게 되고, 같이 활동을 하며, 결국 대역사건으로 잡히게 된 후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짧게, 그리고 너무 빠른 속도로 지나칠 뿐이었다.. 관동대지진때 일본인들이 지진의 이유를 한국인에게 덮어씌우고 한국인만 보면 죽이던 험악한 분위기에서 일본천황과 왕세자를 죽이려고 했다는 증거도 없는 혐의에 의해 체포된 까닭에 체포과정이나 폭탄사건에 대한 언급이 짧아질 수도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너무 간단한 언급만 한채 지나가서인지 큰 파문을 일으켰다는 사건이지만 그런 느낌은 전혀 들지 않을 뿐이었다..  

그저 재판정에서 자신을 피고라고 부르지 말 것, 조선의 조복(朝服)을 입을 수 있도록 허용할 것, 재판정과 동등한 좌석을 설치할 것 등을 요구하여 이례적으로 그대 혹은 그편으로 불리며 재판을 받고, 예복차림의 조선선비의 모습으로 재판정에 참여하며 사형선고를 받은 뒤 "내 육체야 자네들 마음대로 죽이라. 그러나 정신이야 어찌할 수 있겠는가"라는 말을 남긴 박열의 모습을 통해 독립투사의 기개만을 느낄 뿐이었다.. 조금만 더 사건에 대한 언급과 그 사건을 벌이는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 그리고 그들의 동료이야기가 더 실감나게 씌여져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너무 많이 아쉬운 작품이다.. 

더불어 감옥에서 조선에 계신 어머니를 위해 한장 찍고싶다던 사진을 두고 일본 극우주의자들이 쓴 어이없는 글들을 보며 사진 속의 모습이 전혀 연상이 되지않았었다.. 감옥에서 찍은, 그리고 친구와 가족에게 보낼 사진이라고 했으니 조금은 어색하게 옆으로 나란히 앉은 모습을 떠올리기만 했으니 괴문서를 보며 도대체 왜 그렇게 이야기하나 싶었었는데.. 위키피디아의 사진을 보니 충분히 그렇게 모함할 수 있는 사진이다.. 감옥에서 찍은 사진이라는 것을 모른 체 이 사진을 봤다면 그저 편안히 있다 친구가 우연히 찍은 사진이라고 생각되는 그런 느낌의 사진이니 말이다..  


출처  

English: Japanese book "Showa History of 100 million people Vol.12" published by Mainichi Newspapers Company.  


日本語: 毎日新聞社「一億人の昭和史12」より。  

 

 

 

  

 

 

  

http://ko.wikipedia.org/wiki/%ED%8C%8C%EC%9D%BC:Park_Yeol_and_Fumiko_Kaneko.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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