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스타벅스에 가다 - 커피와 다방의 사회사, 개정판 인사 갈마들 총서
강준만.오두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3000원짜리 밥을 먹고, 5000원짜리를 커피를 마시는 여자들을 보고 된장녀라고 부르던 것도 벌써 1~2년이 훌쩍 넘은 일이다.. 1~2년전에도 많은 커피전문점이 있었고, 밥값보다 비싼 커피값을 지불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커피전문점이 생겼고, 밥값보다 비싼 커피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커피도 즐비하며 누구나가 손쉽게 에스프레소커피를 즐기고, 기호에 따라 좋아하는 커피를 마신다.. 내가 다니는 홍대주변을 보면 어느새 스타벅스는 주차장골목에 한개, 학교정문옆에 한개, 지하철역에서 올라오는 길에 한개, 예전의 커피빈자리 옆에 또 한개가 생긴 상태이고, 한개에 불과하던 커피빈은 어느새 4개가 되었다가 1개가 줄어든 상태이다.. 거기다 네스까페, 홀리스, 엔젤리너스(이건 올초쯤 사라지긴했다..)등등의 수많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더불어 예전에도 많았던 까페들이 이젠 골목가득 까페로만 채워져버린 상태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오늘의 모습만은 아니었다.. 

예전에 커피가 처음 들어왔을 때, 고종이 커피를 즐겨마셨던 것처럼 고급관료들이 즐겨마시던 것이 커피이고, 아이들이 군것질대신 한번쯤 먹어보고자 했던 것이 커피이며, 많은 문학가들과 예술가들이 커피를 마시며 다방에서 하루종일 죽치고 살았던 시절도 있다.. 그런 시절 커피외상값은 다방을 차리는데 든 비용의 2~3배를 훌쩍 넘었다니, 어찌보면 정에 의한 장사라 망한것이라 볼 수도 있고, 어찌보면 무능력함에도 외상을 달고 다방에 죽치며 살았던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나 싶었다.. 그리고 그런 다방에서 중요한 것이 레지, 즉 여급사들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다방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다방종업원이 여자들이며, 티켓다방과 같은 곳에선 성도 파는 경우도 있으니..정말 오래된 역사이긴한가 보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박정희정부시대에도 공무원들은 밥먹고 커피를 마시느라 식사시간을 2~3시간을 훌쩍 넘게 사용하며, 외화를 낭비한다는 이유로 한때는 커피가 금지되었던 적도 있으며, 커피를 회충약으로 알고 마시던 시기도 있고, 귀한 손님에겐 항상 커피를 대접하여 커피 20잔을 대신 마셔줄 여직원을 모집한다는 광고도 있었다니 정말 지금과는 너무나도 다른 세계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 시대에도 30원의 밥을 먹고 50원을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존재하였다.. 커피라는 것이 전화가 없던 시절 다방에서 전화를 사용하기 위해, 다른 사람보다 뭔가 있어보이기 위해 커피를 마시기 위해 등등 커피는 맛을 떠나 여러 이유로 마셔진 것이기에 50원의 가치를 한 것은 아닐까? 

얼마전 노서아 가비를 읽고 예전에 이 책을 읽은 기억이 너무나도 흐릿하여 다시 읽었는데.. 약간 기억속에서 미화된 면도 없지않았다.. 기억속에 이 책은 고종과 커피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자세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짧게 지나가버리니 말이다.. 그래도 이 책은 커피와 관련된 우리나라의 모습을 알기 쉽게 볼 수 있는 책이었다.. 1984년 맥스웰선전을 찍었던 안성기씨가 여전히 맥심의 얼굴이며, 지금은 고급음료로만 다뤄지는 것이 아닌 믹스의 보급으로 편하게 마시기도 하고, 비싼돈을 주고 까페에서 카라멜프라푸치노와 같이 커피의 맛보단 달콤함이 두드러지는 커피도 마시긴 하지만, 여전히 커피는 우리의 일상 속에 있다.. 그렇기에 언젠가는 지금의 리얼에스프레소 어쩌구하는 캔커피들과 믹스커피들의 변천사, 프랜차이즈까페점의 변화등등에 대해서도 다룬 이런 커피의 이야기가 나오지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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