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엽 감는 새 4 - 새잡이꾼 편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1994년 9월
구판절판


조만간 사려고 마음먹었었는데..도서관에 가보니 우연히도 4권이 다 있었다.. 매번 3,4권만 있을 뿐 1,2권은 대출중이라 기대도 안했었는데.. 그래서 나중에 책을 사게되더라도 하루빨리 읽고 싶은 마음에 모조리 빌려와버렸다.. 2주라는 짧은 시간동안 다른 일을 하며 4권을 다 읽을 수나 있으려나라는 걱정을 했었는데.. 이런 몹쓸 책을 미루지못하는 버릇때문에 결국 토요일, 아무일도 하지 못한채 하루종이 태엽감는새만 붙자고 있었고, 결국 빌려온지 3일만에 4권을 다 읽어버렸다..

우선 표지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권별로 책표지가 모두 다른 색인것은 별론 특이한 일은 아니다. 물론 해리포터처럼 같은 시리즈면 같은 표지인 경우도 있지만 미야베 미유키여사의 모방범처럼 1,2,3권의 표지가 다른 경우도 있기에 이 책의 각기다른 표지도 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책날개부분은 다른 책들과는 달리 너무나도 독특했다. 1권의 경우 작가의 프로필과 등장인물이, 2권의 경우 구미코가 도루에게 남긴 편지의 일부분이, 3권에선 태엽감는새에 등장하는 주요 상징물의 의미가, 4권엔 태엽감는 새란 무엇인가에 대해, 그리고 작가와의 인터뷰가 실려있었다.. 대부분의 책날개엔 작가 프로필정도만 쓰여있거나 아무런 글없이 하얀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렇게 책날개의 내용이 다른 경우는 처음인 것같다..

그리고 책날개만큼이나 책에 실린 내용도 책별로 달랐다. 2권을 읽기시작하며 놀랐던 점은 1권의 줄거리가 실려있어서였는데, 이런 줄거리가 3,4권에는 실려있지 않다. 그리고 1권끝에 하루키 문학 감상 노트가 실려있는 반면 2권엔 아무것도 실려있지않고, 그래서 3,4권에도 없겠거니라고 생각했는데 3권엔 문학평론가의 작품해설이 4권엔 옮긴이의 말이 실려있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다양하게 구성된 경우도 처음인것같다.. 원래 하루키의 책이 어렵다 보니 작품해설과 옮긴이의 말이 실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긴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가 여러권의 책에 나눠져있는 경우는 처음인것같다..

태엽감는 새도 결국 상실과 인간의 존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해변의 카프카에서 카프카가 자신을 찾기 위해, 그리고 아버지를 벗어나기 위해 집을 떠나고 기묘한 경험을 하는 것처럼 태엽감는새의 도루는 이유도 모른채 아내가 떠나가고, 자신의 곁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들을 통해 아내가 잃어버린 것, 아내의 내부의 무엇인가에 대해 알아내 결국 아내에게 다가가는 이야기였다..

결과만 말하자면 이렇게 간단하지만 이야기상으론 가노 마루타와 구레타자매, 그리고 옆집의 메이, 혼다에 의해 알게된 마미야중령과 반점으로 연결된 아카사카 너트메그의 아버지와 너트메그, 그리고 그녀의 아들 시나몬, 그리고 그의 처남 와타야와 얼굴없는 사내의 이야기까지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의 너무나도 방대한 이야기가 벌어지고 있기에 책을 다 읽고나니 진이 다 빠져버렸다..

어쩐지 1.2권이 수많은 사람들의 손에 의해 낡았지만 3,4권이 깨끗한 새책인 이유를 알것도 같다.. 나역시 여러번 책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었는데 다른 사람들 역시1,2권을 빌려읽다 포기해버린게 아닐까? 사진에서는 별로 차이가 없지만.. 직접 보면 상태의 차이가 확연하니 말이다...

하지만 어쩐지 4권의 책으로 이야기가 완전히 끝나버리지않은 것같다..물론 도루와 구미코의 이야기는 끝나지만.. 마미야 중령이 이야기하던 보리스라는 인물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더 알고싶고, 아카사카 너트메그와 그녀의 고객들의 이야기, 무엇보다도 많은 비밀을 안고있는 아카사카 시나몬에 대해 더 알고 싶었는데 그들의 이야기는 진행중인채로 끝나버리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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