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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새 2 - 예언하는 새 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199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야기는 어쩐지 하나로 이어진 것같다.. 물론 단편소설 개똥벌레를 장편화한것이 <상실의 시대>이자 <노르웨이의 숲>이며,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시작하여 <1973년의 핀볼>, <양을 쫓는 모험>, <댄스댄스댄스>가 같은 주인공을 가진, 하나로 이어진 이야기들이며, <태엽감는 새>역시 <태엽 감는 새와 화요일의 여자들>를 장편화한 소설이기에 당연히 그럴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장편화가 아닌 다양한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이 사소한 일로 다들 연결되어있다..
젊었을 적에 잔디깍는 아르바이를 한적이 있다는 오카다 도루의 모습은 <오후의 마지막 잔디밭>의 나를 연상케 하였다. 그리고 오카다 도루의 고양이를 찾아주기 위해 구미코가 도움을 청한 가노 마루타는 아무리 봐도 <TV피플>에 실린 <가노크레타>에 등장하는 자매같았다. 물의 소리를 들으며 사람들을 치유해주는 것도 본명이 아닌 일을 할 때 쓰는 가명으로 동생에게도 크레타섬의 이름을 따 가명을 지어주었다는 사실도 너무나도 유사하지만, 별개의 이야기답게 차이점도 존재하였다. 우선 이름자체가 가노 구레타와 가노 크레타로 조금 다른다. 아무리 봐도 가타가나로는 둘다 クレタ이며, 크나 쿠, 구로 읽을 수 있기에 같은 이름같지만 <태엽감는 새>에선 섬 크레타와 가노 구레타의 이름을 별개로 두는 것을 보면 아마도 이름자체가 다른 것같다. 그리고 <TV피플>속의 가노 크레타는 건축설계사로 그 이야기자체에서 죽어버리니 크레타섬으로 떠난 구레타와는 조금 차이가 있긴하지만..그래도 둘 사이에 풍기는 분위기나 하고 있는 일때문인지 두 이야기가 연관되어있는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마미야 중령의 편지 중에 등장한 "면양"이야기를 보며 어쩔 수 없이 면양박물관이 있던 이루카 호텔과 면양을 키우던 한적한 시골, 그리고 그 이야기를 다룬 <양을 쫓는 모험>과 <댄스댄스댄스>가 생각날 뿐이었다. 시리즈물처럼 뭔가 커다란 연관은 아니지만 등장인물간에 겪은 경험이나 느끼는 분위기 그리고 작은 듯 보이는 소품에서도 어쩐지 다른 이야기와 연결된 느낌을 주기에 하루키의 책은 그 책 자체의 줄거리와 더불어 하나로 이루어진듯한 분위기를 느끼는 것도 하나의 재미인것같다.. 여전히 아직 읽어보지않은 하루키의 책도 많고, 수많은 단편 중에 기억에 남지않아 연관성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는 이야기도 많지만.. 아마도 그런 이야기들 속에서의 연관성을 찾아내기 위해 하루키의 책을 더 열심히 읽게 되지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