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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처럼 이혼이 흔한 세상도 없을거다.. 예순이 넘어서 하는 황혼이혼, 자식을 위해 유학을 보내고 아버지 혼자 한국서 보내다 이혼하는 가정, 성격차이, 혼수문제, 시부모와의 갈등과 혼외정사, 가정폭력 등 이혼의 이유는 가지가지이고, 더 이상 이혼이 남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나 역시 폭력적인 남편, 그리고 폭력적인 부인과 사는 것보다 차라리 이혼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TV를 보다보면 솔루션을 통해 그런 행동을 고칠 수도 있다곤 하지만 그런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고, 그것으로 인해 고쳐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그렇기에 폭력으로 인해 엄마 혹은 아빠(대부분의 경우 엄마가 맞고 살지만, 요즘은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가 맞고 사는 것을 보며, 술에 취한 부모에게 자식이 맞는 일까지 벌어지게 하기보단 그냥 이혼을 하고 당당히 아이를 키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내다 좋은 사람이 생기면 재혼도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하지만 재혼이란 조금은 고민해야할 문제이지않나 싶다.. 편부모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아빠 또는 엄마의 부재로, 자라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부모 스스로 아이에게 엄마 혹은 아빠의 손길이 필요하다 생각해서 재혼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생긴 가정이 사랑으로 맺어져 어떤 가정보다도 행복한 경우도 있지만, 새엄마 혹은 새아빠의 구박으로, 새로 생긴 친척들의 구박으로 아이가 주눅들고 상처받는 경우도 분명 있다.. 그리고 이혼이 증가하고, 재혼이 증가했음에도 여전히 이혼과 재혼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남아있고, 그런 시선에 의해 상처받는 것 또한 무시못할 것이다..그렇기에 재혼은 자신의 인생을 생각하면서도 아이를 위해서도 한번쯤은 재고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의 위녕의 엄마도 3번의 결혼과 3번의 이혼으로 성이 다른 세 남매를 키우고 있다. 솔직하게 털어놓는 엄마 덕에 성이 다른 세 남매는 서로 싸우진 않는다. 그리고 새아버지나 새엄마와 살때처럼 주눅들지도 않은채 그냥 평범하게 자라는 것처럼만 보이며,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는 위녕과 자신의 연애에 부끄러워하면서도 딸에게 솔직히 이야기해주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 말 그대로 즐거운 집처럼 보인다... 그래도.. 아무리 행복해보일지라도 위녕과 둥빈과 제제 그들 나름의 고민은 있다..
전학간 학교에서 나중에 자신의 집 사정을 알고 뒷말을 하는 것이 싫어 자신의 입으로 성이 다른 동생이 둘있고, 같은 성인 동생이 한명이 있으며 엄마는 이혼을 세번했으며 아빠도 재혼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위녕의 마음은 어땠을까? 나중의 일을 더 힘겨워했기에 모든 것을 극복한 것처럼, 체념한 것처럼 스스로 떠벌리지만 그랬다고 그것을 다 극복한것은 아닐텐데 말이다.. 그리고 제제의 아빠를 친아빠로 알고 지내다 자신의 친아버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 사실을 안 지 2년밖에 되지않았는데 아빠가 암으로 돌아가신 동빈의 맘은 그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런 상처와 더불어 사춘기로 자신안으로만 파고드는 듯한 동빈의 모습을 보며 한때 겪는 시련이라고만은 생각할 수가 없었다..
물론 엄마 아빠들이 너때문에 참고산다는 것처럼 자식에게 짐을 지우는 일도 없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인생을 살기위해 선택한 행동이 아이들에게도 부담을 주는 것 아니라고 본다.. 그렇기에 재혼이란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다.. 분명 이혼을 하고 재혼을 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닌데 그 가정속에서 고통스러워할 아이들을 생각하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