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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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책을 받고나서 살짝 많이 실망했다.. 이제까지 알라딘을 이용하면서 이런적이 없었는데.. 뭐 별거 아닐수도 있는데.. 어떻게 띠지가 찢어져서 왔는지ㅠ.ㅠ.. 다른 것엔 아무 문제없이 책과는 별 상관이 없는 띠지이지만 정말 좋아하는 책은(몇몇 책은 중고샵으로!! 그때도 정말 깨끗이 해서 띠지까지 완벽한 상태로 보내드리긴한다..).. 몇년이 지나도 띠지까지 소중하게 여기며 책을 보관하는 주의라 책을 받았을 때의 실망감은 어쩔 수가 없었다. 슬픈 마음을 부여잡고 테이프로 깨끗이 띠지를 붙인 후 책표지와 띠지를 벗겨 가지런히 책꽂이에 꽃아놓은 후에서야 마음이 쫌 놓이면서 책을 읽을 마음이 들었다. 

문득 글이 쓰고 싶어져 쓰기 시작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기작이자 처녀작인 <바랍의 노래를 들어라>는 솔직히 내가 알고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느낌과는 조금 다른 책이었다. 상실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한 소년이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보다 독특한 분위기와 미스테리와 같은 설정이 눈에 띄는 <해변의 카프카>나 도쿄에서 벌어지는 일같지만 기억을 훔쳐가는 원숭이나 갑자기 사라졌다 갑자기 일부 기억을 잃은채 돌아오는 남편의 이야기등 조금은 기이한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도쿄기담집>, 누군가 알수없는 존재가 어디에선가 지켜보고 있는 <어둠의 저편>, 독특한 존재인 TV피플에 대한 이야기 등 외로워하는 사람 주변에 존재하고 있는 기이한 현상과 정체에 대한 이야기들이 실려있었기에 그저 21살의 청년이 22살의 쥐라 불리는 친구와 맥주를 들이키며, 9개의 손가락을 지닌 아가씨와 겪은 경험담을 그린 평범하디 평범한 듯한 이야기였기에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문장은 어디하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지만 내능력의 한계로 솔직히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한번에 알아들을 수 없어서 아쉬운 느낌이 드는 것일수도 있다. 예전의 상실의 시대를 읽었을 때처럼 표면으로 드러나는 인간관계외에는 전혀 느끼는 것이 없는 상태랄까? 

생각해보면 하루키의 작품은 단 한번의 독서만으로 이해하기엔 난해하긴 하다. 하지만 그 난해함이 읽는 즐거움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다만 어렴풋이나마 내가 파악하지 못한 무엇인가 있다는 것을 계속해서 일깨워주기에 가끔씩 생각이 날때마다 다시 읽어보게 만들뿐이다. 이번 작품 역시 그런 것 같다. 작품해설이나 역자의 말을 보면 은연 중 실려있는 무엇인가를 상실한 것에 대한 이야기라는데.. 아직 그 느낌을 100%이해하진 못했지만 뭔가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기에.. 아무래도 다음번 독서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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