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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3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0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벌써 새벽 5시다.. 아마도 10시간은 걸린 듯한 독서와 리뷰쓰기를 이제야 마치는 것 같다. 1500여페이지나 되는 이야기였기에 예전에 한 번 읽었던 이야기이기에 모든 진실과 결말을 알고있음에도 3권의 책을 읽는데 하루로는 부족하였다. 다행히 어제가 토요일이었기에 아무 생각없이, TV를 볼 시간에 차라리 모방범을 읽었기에 지금이나마 독서를 마칠 수가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더 빨리 읽었을 수도 있지만 답답한 현실과 잔인하리만큼 자신들만 생각하는 범죄자들의 뻔뻔함에 여러번 쉴 수 밖에 없었다. 안그러면 머리가 터질것만 같아서 말이다.. 이미 알고있는 내용임에도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는 터질 것 같이 복잡해지는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이었다.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을 직접 살해하던 아버지가 결국엔 가해자로 총을 맞고 숨지고 미성년자로 수많은 여성을 죽인 범인은 3년형밖에 받지않았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이나 자신의 아내와 딸을 죽인 범인들이 심실상실을 이유로 처벌을 면하려는 모습에 자신이 직접 그 진실을 밝히려던 피해자의 아버지를 다룬 미야베 미유키의 <스나크 사냥>에서의 피해자들의 모습은 절박하면서도 법이 있기에 그러면 안된다고 하지만 과연 법은 가해자들을 제대로 처벌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었던 것처럼, 왜 범인이 아닌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이 오히려 더 부끄러워하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려야하는지 분개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 역시 당사자가 아니기에 만약 내 주변에 피해자가 있고, 가해자의 가족이 있다면 똑같이 차가운 눈초리로 가해자가족을 쳐다보고, 피해자가족과 엮이지 않기위해 몸을 사리진않을까? 그렇기에 너무나도 답답할 뿐이다. 머리는 그러면안된다고 하면서도 마음은 그렇지않으니 말이다.
더욱이 사건이 해결되었음에도 여전히 해결되지않은 피해자들의 마음의 응어리를 보며 범죄자체에 생각할 뿐이었다. 경찰의 입장에선 진범을 찾았고, 아직 누군지는 모르지만 수많은 유해를 찾고, 피해자들의 유류품을 찾았기에 사건의 진상에 대해 조금 만 더 파악한다면 사건은 종결되며, 법원의 입장에선 판결을 내리면 그 사건은 그걸로 끝이며, 매스컴에선 범죄가 드러난 순간, 그리고 범인이 밝혀진 순간, 그리고 판결을 받는 순간외엔 그 범죄가 의미가 없을 뿐이다. 하지만 정말 사건은 해결된 것일까? 사건이 해결되었다고 달라지는 것이 없는데 말이다. 사건이 해결되었다고 마리코가 돌아오지않고 그 사실에 오열하던 요시오처럼, 단지 범인이 밝혀진 것 외엔 이미 죽은 사람들은 어느 하나 돌아올 수 없기에 가족들에겐 여전히 사건은 해결된 것이 아닌 진행중일 뿐이다. 그렇기에 사건이 해결되는 것보다 범죄가 일어나지않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사건의 해결방법은 아닐지.. 이러니 저러니해도 풀리지않는 사건일 수 밖에 없으니 정말 답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