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초 살인 사건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한낮의 달을 쫓다>가 온다리쿠의 최신작 중 마지막이겠거니 생각을 했는데.. <1001초 살인사건>이 알지도 못하는새에 출간되어있었다. 그리고 이제껏 온다리쿠의 책이 보통 북폴리오와 노블마인에서 출간되었고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책도 분위기가 비슷했기에 이 책을 받아본 순간 정말 깜짝 놀랐다. 양장본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너무나도 작은 사이즈의 책이었기에, 온다리쿠의 책치곤 처음 만나는 페이퍼북같은 느낌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이해가 되기도 한다. 요즘은 거의 대부분의 책이 만원을 넘는데 8,500원이면 매우 저렴한 책이니 말이다. 솔직히 책 사이즈가 조금 작은 것만 빼곤, 다 만족스러웠다. 다른 책들도 이 책보단 조금만 큰 사이즈로 그냥 이런 스타일의 책으로  조금만 저렴하게 출간되면 부담없이 책읽기 좋지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근데 코끼리와 귀울음 책을 보니 9,500원이다.. 그렇게 보면 이 책도 조금은 비싼 느낌이다. 정말 문고판 느낌인데.. 조금만 크게나오고 이 가격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온다리쿠의 신작 <1001초 살인사건>은 오랜만에 요한을 다시 만날 수 있어 좋았던 책이다.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은 열매>에 나왔던 삼월의 나라 학원제국을 다시 만날 수 있던 <수정의 밤, 비취의 아침>은 이제까지 주인공이었던 리세가 아닌 리세의 약혼자로 암흑에 물들어있는 요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이야기였다. 원래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은 열매>는 처음 만나는 학원제국의 신비한 분위기와 비밀에 더 관심이 갔던만큼, 언제나 신사처럼 리세에게 잘 해주던 요한의 모습만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요한의 잔혹함은 별로 눈에 띄지않았었다면 이번 <수정의 밤, 비취의 아침>에선 용서란 없는, 치열하게 살아온 만큼 잔인하게 변한 요한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오랜만에 만나는 히지리의 모습에 반가웠던 이야기였다. 

이전 작품과 이어진다는 점에선 <수정의 밤, 비취의 아침>이 기억에 남았다면 <1001초 살인 사건>전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외로운 성>이었다. 동화같으면서도 너무 슬프고도 잔인한 결말이었던 <외로운 성>.. 누군가 자신이 사라졌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자신을 찾지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기분을 누가 이해할지.. 성에 가고싶지않은 외로운 아이만 갈 수 있다는 외로운 성에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나는 가지못하겠지만 언젠가 내 아이가 생긴다면.. 외로운 성에 가지않도록 항상 사랑해주고 관심가져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이야기였다..  

이 외에도 애거서크리스티의 <ABC살인사건>의 오마주 작품인 <그대와 밤과 음악과>(분명 <ABC살인사건>을 읽었는데 이 작품과의 연관성을 모르겠다.. 너무 예전에 읽어서 그런가?? 아무래도 <ABC살인사건>을 읽고 다시 한 번 이 이야기를 읽어야될 듯 싶다), 이름만 들어본 <이와 손톱>이란 작품이 떠오르던 <심야의 식욕>, 아무 이유없이 16세의 소녀들이 졸업하기만을 기다리며 끔찍한 일을 당하던 <졸업>, 분명 온다리쿠의 다른 작품에서 읽었는데 어디에서 읽었는지 기억이 안나는 <냉동귤>, 그리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해후에 관해>(어떤 분의 리뷰를 보니 "허무에의 공물"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던데.. 아직 일본소설에 대한 공부가 짧아서 절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허무에의 공물"을 읽어야 이 이야기도 이해가 되려나?) 등 총 14편의 단편은 다양한 장르의 다양한 이야기로 온다리쿠의 매력이 가득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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