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앞의 생 (특별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50%세일이라는 말과 문학주간 베스트셀러 순위 15위라는 것에 혹해 읽게 된 <자기 앞의 생>은 너무나도 가슴아픈 사랑이야기였다. 창녀의 아이로 태어나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엄마도 아빠도 모르는 채로 11년째 로자아줌마와 살고 있는 모하메드, 모모와 한 때 창녀였지만 지금은 창녀의 아이들을 돌봐주며 살아가는 살이 너무 쪄서 7층까지 오르내리기 힘겨워하는 로자아줌마, 지금은 노망이 들었지만 모모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신 하밀할아버지, 한때는 권투선수였고 지금은 남장여자이지만 치매에 걸린 로자아줌마와 아직은 어린 모모를 위해 지친몸을 이끌고 밥도 해주고, 자신이 번 돈으로 먹을 것도 사주는 롤라 아줌마, 그리고 모모와 로자아줌마가 살고있는 아파트에 살고있는 많은 사람들은 어쩌면 우리의 눈엔 인생에 있어 실패한 사람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고, 전혀 평범하지않으며 마주치면 피해버릴것 같은 사람들이었지만 이 세상 누구보다도 착한 마음씨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돈을 받고 아이를 돌봐준다는 사실에 모모는 상처를 받았지만, 엄마로부터 돈이 끊긴다고 해서 아이를 버리는 것이 아닌 그 아이를 계속해서 돌봐주고 자신이 사랑한 꼬맹이 모모가 더 이상 자라지않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10살이라 하며, 유태인으로 수용소까지 다녀왔기에 잡혀가는 것을 두려워하던 로자아줌마는 모모에게 있어 유일한 가족이자 사랑에 대해 알게해 준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모모는 병원에서 의식이 없는대로 살아가길 거부한 로자아줌마의 뜻대로 어른들을 속이고, 아직은 보낼 수 없는 아줌마와 3주간을 같이 보낸것이 아닐까? 창녀였던 아줌마가 예뻐보이기 위해 화장을 했듯 이미 죽었음에도 그 흔적을 없애기 위해 매일 화장을 시켜주고, 좋은 향기가 나던 아줌마를 위해 향수를 뿌려주며 그렇게 아줌마와 이야기를 하며 3주간을 보내는 모모의 모습을 보며 눈물이 앞을 가렸다. 

너무 어린 나이에 이미 어른이 된 듯 행동했던 영악한 소년 모모도 결국은 아직은 어린 소년이었기에 더욱 큰 사랑이 필요했으며, 자신이 사랑한 그리고 자신을 사랑해준 로자아줌마의 마지막을 지켜준 행동을 통해 자신의 삶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되지않았나 싶다,, 

* 이 책의 주인공 모하메드는 모모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아랍인이며 회교도지만, 읽는 내내 미하엘 엔데의 <모모>속의 소녀 모모가 자꾸 떠오른다. 부모가 없고,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며, 자신의 몸보다 큰 옷을 입고있는 소녀 모모의 모습과 창녀인 엄마를 두고있지만 한 번도 보지못했고, 사이즈도 모른채 훔쳐 자신의 덩치보다 큰 옷을 입고있는 모하메드(모모)는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모모라는 애칭때문에 자꾸 연관지어져 생각되는 것도 같다.. 솔직히 이런 연상때문에 책을 읽는내내 방해가 되기는 했다. 분명 소년으로 알고읽다가도 어느새 소녀인가 착각을 하게되니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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