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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금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4~5년전 김진명의 소설에 푹 빠져 지내기도 했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시작으로 <하늘이여 땅이여>, <코리아닷컴>, <황태자비 납치사건>, <한반도>까지 그의 애국정신과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새 책이 출간될 때마다 기뻐하며 읽었던 시기다. 하지만 너무나도 비슷한 느낌의 계속되는 이야기에 질려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관심이 없어졌고, 더 이상 그의 작품을 읽고있지않았다. 이번에 그의 작품을 읽게된 것도 순전히 우연이었다. 밤을 샌 탓에 잠이 쏟아질듯 피곤했기에 집에선 아무것도 할 수 없을것 같아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던 중, 오늘의 신간도서로 <천년의 금서>가 입수된 것이었다. 딱딱한 공부를 하다보니 졸리기도 하고, 다른 책에 비해 유난히 관심이 가던 책이라 공부하는 틈틈이 읽기 시작했으며, 오랜만에 읽는 김진명의 글에 푹 빠져 여태 잠도 못자고 이 책을 다 읽고야 말았다(현재시간이 새벽 2시니.. 어제도 밤을 샜는데 오늘도 이러니 낮에 정말 피곤할 것 같긴하다..).
기묘한 자세로 자살을 한 여교수의 죽음으로 시작된 <천년의 금서>는 이제껏 일본과 한국간의 역사문제를 다루던 것처럼 중국의 동북공정과 관련되었고, 일본의 식민사관에 의해 잊혀진 우리나라의 찬란했던 고조선과 그 이전의 한에 대한 역사를 찾는 교수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진짜 역사를 알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자신들의 동북공정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방해하는 중국교수의 음모가 그려져있었다. 중국의 동북공정이 시작된 후 고조선에 대한 많은 역사서가 나왔고, 나 역시 그 중에 한권인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라는 책을 읽으며 단순히 단군신화로만 알고있던 고조선에 대해, 자그만한 한반도에만 머물지않고 중국대륙을 호령했던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보며 이런 내용이 수업시간에 다루어지지않고 잊혀져만간다는 사실에 마음 아파했었던 것처럼 김진명작가 역시 잊혀져가는, 그리고 알려지지않은 우리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 책을 썼지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책의 중국학자처럼 역사의 진실이 밝혀진다고 살인을 저지르는 학자는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의 역사가 남아있는 중국 대륙은 더 이상 우리나라의 영토가 아니기에 우리의 역사의 흔적을 되밟아보는 것조차 어려운 실정이며 중국의 학자들에 의해 우리도 모르는새에 훼손당한 역사의 흔적을 보게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진실을 알고있는 학자를 죽이는 음모보다 더 한 음모가 아닐까?
물론 이 책의 이야기는 이전의 김진명작가의 이야기와 흡사한 부분이 너무 많기에 실망을 하는 사람 역시 많겠지만 우리의 현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 더 이상 동북공정에 흽쓸리지말아야하는 우리의 자세를 보여주지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