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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달을 쫓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4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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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리쿠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온다리쿠는 참 다작하는 작가이라는 것이다. 불과 얼마전에 어제의 세계가 출간되었고, 두달전쯤 나비가 출간되었으며, 2008년에만 9권의 책이 출간되었으니 말이다. 2006년 온다리쿠를 알게된 후 그녀의 작품을 30여권정도를 읽었으니.. 하지만 몇권의 책을 빼곤 대부분이 만족하는 작품이어서 신간이 나올때마다 기대가 되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번엔 조금은 독특한 제목의 "한낮의 달을 쫓다"를 읽기 시작하였다.

이번에 읽은 <한낮의 달을 쫓다>는 온다리쿠의 다른 이야기가 떠오르는 이야기였다. 비밀을 간직한 한 여자가 한 남자의 이복동생과 여행을 하는 모습에선 조금은 다르긴 하지만 야간보행을 통해 비밀을 털어놓고, 서로 이해해나가는 모습에선 <밤의 피크닉>이 생각이 나기도 하고, 성인 여성둘이 며칠을 여행을 하는 모습이어서인지 y섬으로 여행을 갔던 <흑과 다의 환상>이 떠오르기도 하며, 열차를 타고 이동을 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삼월은 붉은 구렁을>에서의 이즈모 환상곡이 생각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전의 작품들이 서로 이미 알고있던 사이이고, 친구끼리의 여행 혹은 비밀을 찾기위해 이미 알고지내는 사람끼리의 여행, 그리고 서로의 관계에 노골적으로 상대를 싫어하던 사람들이 관계를 풀어나가던 이야기였다면, 이 이야기는 서로 모르는 사이로, 자신과 어떤 관계가 있기에 이 여행에 동행하게 되었는지 모르는 시즈카와 많은 비밀을 갖고 사라진 남자 겐고를 찾기위한 다에코의 여행이었다..

아스카와 나라의 여러 절과 자연을 둘러보며 겐고가 밟았던 여행길을 따라가는 시즈카와 다에코의 여행을 보며, 나 역시 아스카와 나라의 길을 걸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던 이 이야기는 모든 것을 옆에서만 지켜보고만 있던 것 같은 시즈카가 결국엔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있으며 유카리와 겐고, 다에코의 관계에 있어 구심점을 했음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끝내고있었다. 모든 사람이 슬리퍼를 두짝모두 갖고 있을 때 자신들만이 슬리퍼 한짝을 갖고 움직이지못하며, 누군가 자신의 슬리퍼를 숨기고 있을까 서로를 옭아매고 긴 세월을 셋이서 보낸 유카리와 겐고, 다에코의 이야기는 사랑일지 의존일지 나 역시 모르겠지만 결국 셋이 함께 있다보면 서로 힘들어지는 그런 관계는 아니었을까? 그렇기에 겐고가 그 의존에서 벗어남으로써 셋의 관계가 뒤틀렸고, 결국 유카리는 사고일지 자살일지 모를 죽음을 맞이하였던 것은 아니었는지...

나 역시 멀리 떠나려는 이미지를 보이는 겐고를 보며, 겐고역시 유카리처럼 죽음을 택하려는 것은 아니었는지 걱정을 많이 하며 이 책을 읽었고, 시즈카만 모르던 비밀을 다에코가 남긴 편지를 통해 알게되며 왜 그들이 힘들어했는지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그리워하고, 만나고 싶어하던 사람이 이 길의 끝에 있으며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 걸음을 빨리하여 그곳을 다가가던 중에 깨어나던 겐고의 꿈이 결국 무슨 의미였는지 나 역시 시즈코와 함께 아주 늦게야 알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의미는 시즈코에게처럼 충격적인 이야기가 아닌 조금은 실망스러울 뿐이었다.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은 열매나 여섯번째 사요코처럼 충격적인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잔잔한, 하지만 숨겨진 비밀을 찾는 여행이었기에 뭔가 다른 결말이 잊지않았을까했는데 조금은 아쉬운 듯한 결말이었다. 그냥 흑과 다의 환상과 같은 잔잔한 결말이었다면 더 좋지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달까? 370여페이지에 달하는 이야기를 끝까지 읽고났을때 드는 약간의 서운함이란... 너무 아쉬울 뿐이다..

책내용과는 상관없이 표지에 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 길의 끝에 그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라는 꿈처럼 끝이 보이지않는 길을 쳐다보고 있는 여자의 그림은 이해되지만 토낀 이 책의 이야기에 나오긴 하지만, 책표지처럼 어떤 소녀처럼 보이는 여자와 같이 여행을 가는 듯한 모습은 내용을 헷갈리게만 만들뿐이었다.. 거기다 책전체에 걸쳐 왼쪽하단과 오른쪽 상단에 그려진 표지의 토끼가 반쯤 짤린 모습은, 꼭 검은 점같기도 하고, 뭐가 묻은것처럼 보여 차라리 없었으면 더 좋았을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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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엘 2009-06-04 10:5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와 ~ 이 책이 벌써 도서관에 있는 건가요?
굉장히 빠르네요. 출판된 지 얼마 안 된 책인데...
제가 사는 지방의 시립 도서관은 좀 기다려야 하거든요.
그래도 요즘은 좀 빨라진 것 같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