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쿠키향기가 가득한 위저드 베이커리^^

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첫 장을 읽는 순간 이 책에 빠져들었고 이야기가 끝났을 때에나 책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가 있었다.. 그만큼 흡입력이 강한 이야기이며 동화같은 상상력을 맛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시간을 되돌려주는 타임리와인더와 같은 쿠키,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에게 끔찍한 일을 만들어주는 시나몬 쿠키, 상대방이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어주는 프레첼, 도플갱어를 만들어주는 쿠키 및 끔찍히 싫어하는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는 부두인형쿠키까지!! 

우리가 베이커리에 가서 흔히 만날 수 있던 쿠키와 빵에 뭔가 독특한 비밀재료를 혼합하여 만든 이상한 쿠키와 빵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위저드 베이커리.. 어쩌면 누구나가 좋아하는 사람 혹은 싫어하는 사람에게 이런 것을 먹여봤음 했던 것은 모두 파는 곳 같았다.. 보름날 단 하루를 자며 그 외에는 24시간 온라인 주문과 매장내의 진열될 빵을 만들며 사는 위저드 베이커리의 주인은 약간은 무뚝뚝해보이고 험상궂어보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맘이 따뜻한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빵집에 들러 빵을 사가는 단골소년이 무언가에 쫓겨 도망왔을 때에도 아무것도 묻지않고 숨겨주었으며, 자신을 대신해 악몽에 시달린 소년에게 위험한 일을 했다며 화를 내면서도 고마워하며, 다른 사람을 해칠목적으로 쿠키를 사놓고 그 일로 다른 사람이 죽자 그 사람을 살려놓으라는 여고생에게 "자신의 선택엔 자신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을 무뚝뚝하게 내뱄던 베이커리의 주인은 약간은 위험한 물건을 팔지만 사람에게 희망을 주기위해 그런 일을 하기시작한 것은 아닐까? 

틀린 선택을 한 것은 잘못은 아니지만 자신이 한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라며 쿠키를 사용한 사람들에게 위협적으로 말을 하던 위저드 베이커리의 주인의 모습은 어쩐지 <흑장미 부인의 문방구>라는 만화를 떠올리게 하였다.. 자주 본 것은 아니지만 가끔 우연히 본 흑장미 부인의 문방구는 조금은 위험한 물건을 팔며, 항상 경고를 같이 해준다.. 남의 말을 들을 수 있고, 남의 하는 행동을 볼 수 있는 마법의 스티커같은 것을 팔 며 하루에 몇분이상 쓰면 안된다는 것 같은 경고를 하지만 대부분의 소년소녀들이 그 경고를 어겨 결국엔 그 마법의 물건안에 갇힌다는 것이 주된 만화였는데.. 마법의 쿠키안에 갇히진 않지만 자신의 행동으로 악몽을 꾸고 끊임없이 죄책감에 시달리는 모습, 그리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하는 모습은 어쩐지 유사한 느낌이었다.. 

위험한 소원이 이루어지는 곳, 위저드 베이커리..어쩌면 나도 이런 곳이 있다면 한번쯤은 진짜 효과가 있을지를 생각하며 장난삼아 구입하고, 한번쯤은 진짜 싫어하는 사람에게 복수 혹은 괴롭힘을 주기위해 구매를 하기도 하며, 한번쯤은 소중한 사람을 위해 타임리와인드를 방문하고 그 쿠키를 사용할 것같다.. 하지만 베이커리의 주인의 말대로, 내가 한 선택에 의해 어떤 결과든지 책임을 져야한다는 경고에 의해 마음을 졸이다 결국엔 사용하지 못하진 않을까? 하지만 쿠키에 의해 조금은 마음이 든든해지지않을까 생각한다.. 

제 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위저드 베이커리는 어쩐지 한국소설같은 느낌이 전혀 들지않는 이야기였다.. (나에게 한국소설은 항상 비슷한 내용을 다룬다라는 편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독특한 재미와 결말에 푹 빠져 책을 읽는 내내 다른 생각은 할 수 없던 이야기.. 요즘 일본문학과 많은 번역서들이 베스트셀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독특하고 재미있는 한국소설이 더욱 많이 출간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