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먹는 남자 올 에이지 클래식
데이비드 알몬드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온 몸에 문신을 가득한 남자가 불을 먹는 모습을 보며, 미하엘 엔데의 <마법의 설탕 두조각>이 나왔던 올 에이지 클래식에 속하는 책인것을 보며 환상적인 묘기를 부리는 서커스단처럼 조금은 환상적이고 읽기쉬운 동화같은 내용을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은꼬챙이를 볼에서 볼로 통과시키고, 꼭 묶인 쇠사슬에서 고통스럽게 탈출하며, 불을 먹는 묘기를 하기전에 돈을 내시오, 돈을 이라고 외치는 맥널티의 모습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제 3차 세계대전을 걱정하는 사람들, 그리고 학교에서의 체벌에 시위를 하는 로버트와 대니엘의 이야기였다. 

쿠바의 미사일이 언제 발사되어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도 아들의 중학교 입학을 축하하고, 남들은 혐오스럽게 혹은 신기한 괴물로만 보는 맥널티에게 아는 척을 하는 로버트의 가족과 따뜻한 마음으로 죽어있었던 새끼사슴을 보살펴 되살리고, 맥널티를 위해 파이를 구워다주는 에일사와 가족들의 이야기는 전쟁의 위험보다는 그저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처럼 보였다. 하지만 가끔씩 들리는 쿠바의 공격에 대한 라디오 소리와 파도소리에도 놀라고, 자신의 이전 기억을 지운채 두려워하며 자신의 몸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작은 소리에도 두려워하며 홀로 숨어지내려고 하는 맥널티의 모습은 전쟁에 의해 자신들의 모든 것을 잃을 수 있기에 전쟁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모습.. , 단순한 일에도 채찍을 휘두르는 선생님의 처벌에 반발하다 퇴학을 당하는 대니얼과 로버트의 이야기는 인간의 잔혹함을 보여주는 이야기일 뿐이었다. 어떻게 중학교 1학년밖에 되지않은 아이들을 입학첫날부터 대답을 잘못했다고, 머리가 조금길다고 채찍으로 때리며, 옆반 수업시간에 조금 떠들었다는 이유로 아무 상관이 없는 아이를 체벌하는 선생님의 모습은 전쟁과는 또다른 인간의 폭력성을 보여줄 뿐이었다.  

하지만 불을 먹는 남자는 이런 폭력성과 잔인함보다는 사람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사슴을 돌보고, 친구의 아빠를 걱정해주는 에일사는 물론이고 자신을 체벌하여 미워할만도 하지만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은 무사하기를 바라며 대신 자신만을 데려가라는 편지를 쓰는 로버트,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혐오스러운 괴물이라고 생각하는 맥너티를 챙겨주고 걱정해주는 로버트의 부모님의 모습이 더욱 따뜻하게 다가오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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