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두의 우연한 현실 사계절 1318 문고 54
이현 지음 / 사계절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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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보울러의 성장소설을 읽고 어쩐지 청소년 소설에 눈이 가기 시작했다. 제목부터 독특한 소설도 많고, 표지도 눈길을 끄는 것이 많기에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흥미있어보이는 청소년소설은 정말 많았다. 그 중에 읽게된 책이 <영두의 우연한 현실>이다. 노란 바탕에 어설픈 그림이 눈길을 끌기에 어떤 이야기일까 읽기시작했는데.. 이현작가의 발랄한 문체와 현실감있는 이야기에 푹 빠져 읽게되었다. 

다중우주 이론에 근거를 두고 나와 또다른 나가 만나는 이야기인 [영두의 우연한 현실]외에도 소심한 연애이야기가 담긴 [어떤 실연], 청소년 성문제를 다룬 [빨간 신호등], 5년동안 당뇨를 앓다 남긴 것없이 죽은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진 [그가 남긴것], Q라는 외계생명체와 푸라푸라의 이야기였던 [로스웰주의보], 청소년인권을 다룬 [오답 승리의 희망]이 실려있었다.  

6가지의 단편 중 빨간 신호등과 어떤 실연, 오답승리의 희망, 그가 남긴 것의 경우 우리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청소년들의 사랑과 성문제, 그리고 인권문제를 다루고 있었다면 표제작인 영두의 우연한 현실과 로스웰주의보는 현실성이 짙은 허구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다중우주 이론에 근거를 두어 "아버지의 손가락의 유무"에 의해 인생이 바뀐 영두의 이야기도 흥미롭고, 자신의 동족을 구하기위해 로스웰에 폭격을 한 외계생명체 Q와 푸라푸라를 피하기 위해 천천히 행동하라던 로스웰 주의보도 흥미롭게 읽었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빨간 신호등이었다.  

자신은 여자친구와 서로 좋아서 성관계를 맺은줄 알지만 자신을 피하는 여자친구, 그리고 자신이 성폭행을 했다는 여자친구의 이야기였던 빨간 신호등은 "성폭행"에 대한 우리의 시선이 그대로 담겨있는 이야기였다. 분명 싫다라고 의사표현을 하지만 술을 마셨고, 둘만 빈집에 남아있었다는 이유로 합의한 것이 아니냐는 아버지의 말씀은 어쩌면 똑같은 상황에서 자신의 자식이 그런 일을 당하지않았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했을법한 이야기였다. 술에취해 싫다고하는데도 무작정 달려드는 남자친구가 무서워 강제로 당했을 여자의 입장은 전혀고려하지않은채 여자의 행실만 문제를 삼는 우리의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  

처음엔 자신을 책임질 수 없는 어린 학생들의 성관계를 보며 씁쓸했고, 결국엔 여자의 행실만을 문제로 삼던 어른의 말에 씁쓸한 현실을 볼 수 있었던 빨간 신호등은 너무나도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였기에 이런 문제로 고민할 청소년들이 한번을 읽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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