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지 않았다
야타베 다카시 외 지음, 안윤선 옮김 / 퍼니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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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내에서 성추행을 당하는 여성들은 수치심에 의해 신고를 제대로 하지못하거나 신고를 하더라도 현행범이 아닐 경우에는 잡기도, 처벌도 어려운 점이 있다. 그렇기에 지하철내에서 성충행범을 확인하고 역에서 바로 잡아 현행범으로 넘기는 제도는 그런 피해를 입는 여성에게 있어 꼭 필요한 제도이며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제도가 악용된다면.. 만약 자신이 성추행을 하지않았음에도 성추행범으로 신고당해 피의자가 된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할까? 

이 책의 주인공처럼 힘겹게 무죄를 외치며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재판을 끌어갈까 아니면 경찰관과 무례한 재판장의 모습에 포기하고 피해자라고 신고한 사람과 합의를 할까? 처음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무고함을 밝히던 남편의 모습을 보며 단지 피해자 여성의 허위신고로만 생각했다. 일부 여고생들이 허위신고를 통해 합의를 유도하는 것처럼 이 피해자 역시 그런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며, 지퍼가 아닌 단추식 바지임에도, 키가 20cm나 차이가 나는데도 그런 사실은 무시한 채 범인으로만 몰고가는 경찰과 재판장의 모습에 과연 법은 누구의 편이가라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남편이 경찰의 무례함에 치를 떨면서도 검사송치가 되고 재판장을 만나러 갈 때에는 그나마 배운 사람이고 공명정대한 법을 다루는 사람이니 제대로 조사를 할 것이라고 기대를 했던 것처럼 나역시 법이란 그런것이라 생각했기에 다짜고짜 남편에게 변태짓을 했다며 몰아부치던 재판장의 모습은 법의 추악한 뒷모습이 아닌가 싶었다.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신이 했다고 거짓자백을 하기보단 끝까지 무고를 주장하던 남편과 그런 남편을 위해 남편의 친구를 찾고, 서명을 받으러 다니던 부인,..그런 그들의 노력 끝에 결국 2년에 걸친 재판은 남편의 무죄로 판명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내가 의심했던 것처럼 피해자신고를 했던 여자가 허위신고를 했던 것이 아닌 제 3자에 의해 피해를 받은 것일 수도 있는 상황으로 밝혀졌을 뿐이다. 

멕시코에서 여장을 한 채 여성전용 지하철칸에 타서 성추행을 하다 잡힌 남자(바로 오늘 아침 인터넷뉴스에 뜬 이야기다..)와 일본에서 성추행을 하지않았음에도 현행범으로 잡혀 2년간의 재판끝에 무죄판정을 받은 남자(<나는 하지 않았다>의 주인공,,).. 그들은 성추행을 사이에 두고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뉘었다. 진짜로 성추행을 통해 많은 사람을 피해를 준 남자와 성추행을 당한 여자로부터 범인으로 지목되어 2년이라는 시간을 고통받은 남자..솔직히 여자라는 입장에서 성추행을 당할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있지만 남자로 살며 자신이 하지않은 성추행에 누명을 쓸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던 이야기.. 과연 나라면 이 남자처럼 무고함을 밝히려는 남편을 끝까지 믿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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