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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해피 스마일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난 요시모토 바나나를 무지 좋아하며 그녀의 이름이 적혀있으면 일단 사야되고, 무조건 읽어야 직성이 풀리는 편이다. 그래서 <해피해피 스마일>가 나온다고 했을때에도 엄청 기대를 했고, 당일배송조차 느리다고 생각되어 기어코 집앞서점에서 이 책을 사버렸다..
그리고 사는 순간 너무나도 어이가 없고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진정 이게 전부인가? 그리고 정말 이까짓것이 15000원인가?라는 생각에 말이다. 요즘 책값이 오른 것도 사실이지만 400페이지에 달하는 <모든것이 밝혀졌다>나 500페이지에 달하는 <심플플랜>도 13000원이면 사는데 그것의 절반만한 크기의 250여페이지도 안되는 이 책이 15000원이라는 사실에 놀라고 또 놀랄뿐이다. 예전에 왕국이 나왔을 때에도 3권을 다 합쳐서 한권으로 출간해도 될 분량을 기어코 3권으로 낸것을 보면서도 씁쓸했는데 이번 것도 좀 짱인듯 싶다..

그래도 내용은 너무 마음에 든다. 소설로만 만나던 요시모토 바나나를 조금 더 현실감있는, 내 주변의 사람같은 느낌이 들도록 해주는 에세이였기에 어쩐지 요시모토 바나나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꼬맹이라 불리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아기가 태어나기 전, 그리고 태어난 직후, 그리고 꼬물꼬물 말을 하는 모습도 만날 수 있었고, 요시모토 바나나의 학창시절이야기와 남편이야기, 그리고 다양한 친구의 이야기까지 실려있었기에 단지 국적불명, 성별불명의 바나나라는 필명을 쓰던 요시모토 바나나의 숨겨져있던 진짜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얼마전에 읽은 공지영씨의 <아주 가벼운 깃털하나>라는 에세이집도 떠오르는 책이었다.
둘 다 공지영씨와 요시모토 바나나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에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면, 공지영씨의 <아주 가벼운 깃털하나>가 가벼운 이야기만 쓰려고
노력하며 촛불시위같은 것을 다르지않기 위해 노력하며, 산속에서 사는 친구, 그리고 힘들때 힘이 될 것 같은 친구의 이야기를 많이 다룬 반면 요시모토 바나나의 <해피해피 스마일>은 꼬맹이의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 차이점이랄까? 둘다 유쾌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아주 가벼운 깃털하나>가 그다지 가볍지 않았던 이야기였던 반면 <해피해피 스마일>은 정말 가벼운 이야기였다. 둘을 비교해가며 다시 읽어보는 것도 꽤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꼬맹이가 그린 것 같은 엉성한 일러스트가 글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해피해피 스마일!! 책값만 좀 더 쌌더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