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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살인 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9월
평점 :
리뷰를 쓰기위해 애거서 크리스티전집 39로 책을 찾았을 때 너무나도 당혹스러웠다.. 분명 내가 읽은 건 39권인데 골프장에서의 살인사건은 아닌데라는 생각에 혹시 아닌가싶어 책을 다시 확인해야만 했을 정도였다..(분명한건 이 책을 읽을 때 39라는 숫자만 보고 안 읽었던 책이구나라는 생각만 했을 뿐 책제목은 보지도 않았으니...) 그리고 책 제목이 골프장살인사건임을 확인했을 때에도 당혹스러웠다.. 골프장얘기는 안나온것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책장을 넘겨가며 살필 수 밖에 없었다.. 시체가 발견된 곳은 별장부지 경계선에서 몇 미터 떨어진 곳(P.34)이니 다른 분의 리뷰처럼 골프장에서 발견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며 계속 찾으니 별장부지 경계선 바로 옆이 골프장이다(p.69),.. 그리고 시체를 발견한 사람이 골프장에서 일하던 인부들이고, 살해당한 르노씨가 골프를 좋아하며 골프장설계에 참여도 했단다.. 이게 골프장과 관련된 이야기의 전부였다.. 카리브해의 미스터리, 뮤스가의 살인, 시태퍼드 미스터리, 목사관의 살인, 스타일스저택의 괴사건 등등 이제껏 제목에 지역이름이나 집이름이 나온 경우 그 곳이 살인이 일어나는 장소이고 그 곳에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였는데.. 이번 골프장 살인사건은 단순히 시체가 발견된 곳이었고 그 이후에는 별다른 역할이 없는 장소에 불과하였다.. 그러니 책을 읽었음에도 제목을 전혀 눈치채지못했지라는 생각이 들며, 한편으론 조금 부끄러웠다.
이번 사건의 탐정은 요번에도 푸아로!! 그리고 오래간만에 푸아로의 조수로 헤이스팅스가 등장하였다.. 오랜만에 헤이스팅스를 볼 수 있어 좋았는데 거기다 우연히 본 아가씨에게 반해 사랑고백을 하기까지 하니 완전히 헤이스팅스 특별전같은 느낌이다..근데 묘하게도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이 계속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헤이스팅스가 다른 여자에게 구애를 하던 작품은 기억은 나질않고 갑자기 셜록홈즈의 조수 왓슨이 떠오를 뿐이었다. 네사람의 서명에서 의뢰인에게 반해 고민하고 열정적으로 사랑하던 왓슨의 모습과 위험에 빠진 아가씨를 구하기위해 애쓰고 사랑을 고백하는 헤이스팅스의 모습이 겹쳐보이며 웃음이 날 뿐이었다.. 이렇게도 사랑이야기가 나오는가 싶어서 말이다..
전반적인 내용은 르노씨가 위협을 받는다며 푸아로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도움을 주기위해 그 곳을 가보니 벌써 살해당한 상태.. 내연관계로 의심되는 드브뢰이부인, 아들 잭르노, 그리고 비밀에 쌓인 여인 벨라와 신데렐라여인, 이상한 시각에 멈춰진 시계와 다른 곳에서 발견된 비슷한 시체 등등 도무지 누가 범인일지 파악도 안될만큼 사건은 의문투성이였다..
나에겐 너무나도 어려운 이야기였는데 역시 푸아로는 작은 회색세포를 이용하여 예전의 사건과 현재의 사건을 연결할 뿐만 아니라 당당히 범인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그것도 2번이나 아 이사람이 범인이었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들어놓고 말이다.. 어쩜 남에게 힌트를 안주기로 유명하다지만 이렇게까지 헛걸음질을 하게하다니 약간 푸아로에게 골부리고 싶은 느낌이다.. (어쩌면 이렇게 속게만든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에게 투정을 부려야하지만 어쩐지 딱 푸아로가 만든 작전같아서 푸아로가 미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