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순이 언니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엔 가난한 집의 자식이 부자집으로 식모살이를 하러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제 갓 초등학교를 졸업할 나이쯔음의 소녀들은 누구의 집인지도 모르는 곳으로 가서 밥을 하고 청소를 하고 그 대가로 받은 적은 돈은 가난에 허덕이는 자신의 집에 보내며 살았었다.. 나도 식모가 있던 시대에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 아니기에 100%이해는 못하겠지만 한 가족처럼 지내다가도 무슨 일이 생기면 제일 의심을 받던 식모의 존재감은 어쩐지 알 것 같았다..  

한 집에 살며 한 가족처럼 살지만 월급을 받으며 살아가니 무슨일이 생기면 의심이 가는.. 그렇기에 짱아네 집의 봉순이 언니는 아버지가 오시기전엔 한 가족처럼 지내고, 아버지가 오시고 집안살림이 펴기시작하자 한낱 식모의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될 뿐이었다.. 다이아몬드가 사라졌을 때 가장 먼저 의심을 받고 수치심에 그 집을 떠나지만 그래도 돌아갈 곳이 짱아네집밖에 없었기에 다시 돌아왔던 봉순이 언니.. 시집도 보내주지만 애를 낳을 때 친정에 가야된다는 말에 짱아네 집에서 해산을 하고, 남편이 죽었을 때에도 의지할 곳은 짱아네집밖에 없기에 어쩔수 없이 다시 짱아엄마에게 손을 벌릴 수 밖에 없던 봉순이언니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봉순이언니의 안타까우면서도 기구한 운명은 너무나도 조숙했던 다섯살 짱아의 눈으로 그리고 이혼을 앞둔 짱아의 눈으로 언급되고 있었다.. (이혼을 앞두고 글을 쓰는 짱아, 즉 '나'라는 인물이 계속 공지영작가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분명 장편소설이라고 되어있긴 하지만 자전적 소설이라 진짜 본인의 얘기는 아닐까하는 생각이 계속해서 드는.. 이런 류의 소설은 현실인지 픽션인지 헷갈려서 싫은데.. ) 

조숙하다곤 해도 아직은 어린 다섯살 짱아의 눈으로 그려진 봉순이 언니의 모습이었기에 때론 순진하게 때론 자신도 모르는 새에 상처받는 봉순이의 모습이 그려져있었다.. 50이 되어서도 다른 남자를 쫓아가는 봉순이언니의 모습에 그토록 당하고도 남자를 쫓아가냐고 엄마가 말은 하지만.. 언니는 남자가 아니라 자신을 이뻐해주는 듯한 그 모습에 끌려, 그리고 의지할 사람을 찾아 뜨내기처럼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싶다.. 만약 끝까지 짱아네집에서 정말 한 가족처럼 봉순이언니를 거두어주었더라면 언니의 삶은 바뀌지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드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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