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의 인연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세남매가 유성을 구경하기 위해 부모님 몰래 밤에 집을 나가는 모습, 깊이 잠든 막내여동생을 업고있는 걸어오는 큰오빠의 모습을 보며 이번엔 가슴따뜻한 이야기인가(미야베 미유키의 작품도 대부분 암울한 사회모습을 그리고 있거나 추리소설이지만 스텝 파더 스텝은 유쾌한 이야기였기에.. 히가시노 게이고도 그런 류의 작품을 쓴 줄만 알았다)?라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이 살해되는 모습을 보기전까진...  

하늘을 수놓은 아름다운 유성을 보기위해 부풀은 마음을 안고 집을 나섰던 세 남매의 참담함이란.. 아직 초등학교 6학년, 4학년, 1학년 밖에 되지않는데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마땅한 친척마저 없어 고아원에 가게된 남매들.. 그리고 고아원에서 독립한 남매에게 세상은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교자판매에 대한 사기에 걸리거나 열심히 일한 회사에서 월급도 받지못한데다 자신의 이름으로 계약한 건에 대해 보상을 해주어야 하는 등 속아서 살아야하는 사람들, 이 세남매에게 인생은 너무나도 가혹했다..  

그래서 그들은 다르게 살기로 결심을 했다.. 속으며 살바에야 남을 속이면서 살자고.. 돈이 많아 보이거나 어느 정도 돈을 뜯어낼 수 있는 사람에게 막내 여동생 시즈나가 다가가 유혹하고, 둘째 다이스케의 도움으로 돈을 뜯어내는.. 분명 사기를 치는 남매의 모습은 범죄임에 틀림이 없었지만 그렇게나마 셋이서 힘을 모아 사는 모습은 이전의 아픔을 잊은 듯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다이스케가 엄마아빠를 죽인 범인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더불어 부모님이 해주시던 것과 똑같은 맛의 하야시 라이시!!!

아리아케남매는 우연히 찾은 범인이 정당한 죄값을 받도록 하기위해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였다.. 증거도 어린나이에 목격한 동생의 증언도 범인을 확실시하기엔 부족했기에.. 그도 그럴것이 사건이 발생한지 벌써 14년이나 흘렀다.. 명탐정 코난같은 만화를 보면 시효직전에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우리 주위에서 얼마나 많은 사건이 시효를 맞아도 해결되지못하는지 보면 아리아케 남매의 행동도 이해가 될 뿐이었다. 단지, 이제껏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던 시즈나가 진심으로 도가미 유키나리를 좋아하게됨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이 안쓰럽기는 했지만 말이다..  

언제나처럼 그렇듯 그들이 세운 계획에 의문을 품는 형사의 존재, 날조된 증거물앞에서 눈하나 깜짝 않하는 범인, 그리고 시즈나가 푹 빠진 유키나리의 의외의 행동!! 책을 다 읽기전까진 증거를 날조한 아리아케 남매가 잘못될지, 범인이 응당한 대가를 받을지, 아니면 형사들이 아무 것도 밝혀내지 못할 지 어느 것 하나 예측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마지막장을 읽을 땐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생각밖에 들지않았다.. 

비록 친남매는 아니었지만 서로를 끔찍히 위하던 고이치와 다이스케, 시즈나.. 사기를 저지르면서도 다이스케와 시즈나에게 피해가 가지않도록 하는 고이치의 모습에서도 동생을 생각하는 모습을 느꼈지만 그보다 어린 동생을 고이치와 다이스케가 목마를 통해 집에서 내려주고, 깊이 잠이 든 동생을 엎고 그 먼거리를 걸어 집에 걸어오며, 부모님이 돌아가신 상태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잠이든 동생이 좀 더 잠을 잘 수 있도록 배려해준 고이치의 모습은 정말 인연의 끈으로 맺어진 친남매보다 더 애절한 남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그렇기에 대범하면서도 사려깊은 유키나리의 모습도 멋있었지만 듬직한 고이치같은 오빠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p.s 읽다보니 다이스케가 형사로 분장하는 모습이 나왔다.. 형사의 이름으로 "구사나기"로 정했을 때 웃지 않을수가 없었다.. 용의자 X의 헌신의 구사나기라니!! 혹시 내가 모르는 사이에 유가와라는 이름도 나오지않았을까 싶어 다시 한번 꼼꼼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용의자X 2009-04-09 16:0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용의자 X의 헌신! 4월 9일 개봉했습니다!! ^^ 가까운 상영관을 찾아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