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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읽었던 등대지기.. 오랜만에 집에 가 어떤 책을 다시 읽을까 고민하다 등대지기를 선택했다.. 하얀 책표지와 더불어 어머니의 모성애를 너무나도 가슴아프게 그렸던 소설이라는 것에 끌려 다시 읽은 등대지기는 결국 눈물을 펑펑 쏟게 만들었다..
무인도아닌 무인도인 구명도에서 8년째 등대지기로 사는 재우.. 가족과 사랑하던 여자를 등지고 산지도 8년째인데 갑자기 형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머니의 무조건적인 편애와 형의 폭력으로부터 도망온 것 인데.. 형은 미국에 가야된다며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무조건 재우에게 모시라고 한다..누나의 남편이 국회의원선거에 나가야되서 재활원은 안된다면서.. 부모에게 자식은 모든 것을 줘도 아깝지 않은 존재라는데 자식에게 부모는 자식의 뒷받침을 하는 존재라고만 생각하는 걸까?
자기도 자식도 낳은 상태에서 어떻게 미국에 가야된다는 이유로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어머니와 더불어 많은 피해를 본 남동생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나는지.. 그것도 이민이라는 것도 속이고!! 예전에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어머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다고 생각하던 재우가 서로 화해하고 어머니의 모성애를 흠뻑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는데..
다시 보는 등대지기는 형의 모습에 눈쌀이 찌푸려지고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공무원들의 모습..그리고 공적인 지위를 이용해 너무 많은 피해를 끼치는 청장의 모습이 너무나도 기분나쁘게 느껴졌다.. 또한 자신의 힘든 사랑에 재우를 도피처로 삼으려던 난이의 모습도 재우를 힘들게 하는 요인은 아니었을까?
치매에 걸렸음에도 자신의 아들을 살리려고 그 높은 등대에 올라가고 젖은 속옷에서 물을 얻어 아들에게 먹이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너무나도 많은 눈물을 흘리고 엄마의 사랑을 생각하게 되면서도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씁쓸한 모습에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던 이야기다..
어머니를 방패삼아 폭력을 일삼던 형에 대한 증오가 쌓여있다. 그러나 8년만에 만난 어머니는 치매증세를 보이며 그토록 미워하던 둘째 아들의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한다.
결국 재우는 뉴욕으로 발령받아 떠나는 형 대신 어머니를 모시고 내려와 적막한 섬에서 새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뜻밖에 구명도 등대를 무인등대화한다는 결정이 나버리고... 아무도 몰라주어도 늘 그자리에서 불을 밝히고 있는 등대를 통해 항상 제자리에 있는 가족의 사랑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