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여자의 세상사는 이야기..

걸
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선 옮김 / 북스토리 / 2006년 9월

책표지의 이미지로봐서는 야마다 에이미의 배드마마자마와 같은 여자의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했는데..완전 예상외인 서른살 여성의 세상사는 이야기였다. 단순히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는 이야기가 아닌 회사에서의 고뇌를 그렸다고 할까나? 

솔직히 처음 등장하는 띠동갑을 읽었을때는 오쿠다 히데오에게 많이 실망했다.. 서른이 넘은 여자가 후배교육을 시키면서 멋있는 후배에게 반해 다른 여성을 질투하는 모습으로만 그려져있어서.. 그러다 어느순간 정신을 차리기는 하지만.. 왠지 나이많은 노처녀의 히스테리를 보는듯한 느낌이어서인지 역시 오쿠다 히데오도 남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히로와 걸, 아파트 특히나 워키맘을 보면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여자로서 먼저 승진해 자기보다 나이많은 사람을 부하직원으로 둔채 고생하는 세이코, 독신으로 자신의 삶을 즐기지만 뒤에서 하는 소리에 상처를 입은 유키코, 아파트를 사려는 계획을 세운 이후로 자신의 안일함을 생각하게된 유카리, 마지막으로 일과 육아를 동시에 완벽히하려는 워킹맘다카코까지!!  

결혼을 하면 퇴직을 하거나 아기를 낳으면 여자가 육아에 전념하고, 자기보다 나이많은 남자의 상관일 경우 상관임에도 무시당하는..서른이 넘도록 결혼을 하지않은채 미혼으로..그것도 나이에 맞지않게 젊게 살면 욕을 먹는 사회분위기속에서 오쿠다 히데오의 걸들은 그런 분위기에 전혀 동요되지않는 여자들이었다.. 

육아를 일보다 앞세우는 여자의 모습을 보이고나서 사과하는 다카코나 자신의 일을 지키기위해 남들이 하지못하는 말을 내뱉은 유카리, 결국엔 서른이 넘어도 여자들은 모두들 걸이고 싶어함을 느끼는 유키코, 남편의 배려로 하고싶은 자신의 일을 마음껏하는 세이코까지!! 다들 사회의 인식보단 자신의 생각대로(그렇다고 남들을 무시하는 것도 아닌..) 멋지게 사는 여자들의 모습이었다..  

여자들의 당찬 모습 중보다도 인상깊었던 장면이 딱 한군데 있어다..그건 <아파트>에서 전무에게 따진 유카리에게 전무가 자신의 비서를 할 생각이 없냐는 제의를 한 것이랄까? 첫번째 제의는 자신의 비서직이고 두번째 제의는 싫으면 말고!!라니!! 전무의 센스에 나도 모르게 피식하고 웃어버린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