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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자살 클럽
전봉관 지음 / 살림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요즘 몇몇 연예인의 자살과 더불어 자살률이 증가하고있다고 한다. 비단 오늘만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일제치하인 경성에서도 이처럼 많은 자살이 있었을 줄이야..
몇몇 사건은 경성을 뒤흔든 11가지 연애사건에서도 볼 수 있었던.. 정사에 관한 이야기였다. 시신과 유서가 발견되지 않아 자살후에도 이탈리아에서 봤다는 목격담이 나온 윤심덕, 강우진의 정사사건, 장병천의 아버지의 반대로 힘든 생활을 하다 자살한 강명화 정사사건, 그리고 홍옥임과 김용주의 동성애 정사사건의 경우 약간의 내용차이는 있었으나 대강 알고 있는 그런 정사였다..
하지만 이런 정사사건보다 눈길을 끌었던 이야기는... 20원이라는 돈이 사라진 후 학우들의 따돌림을 견디다 못해 숨진 문창숙자살사건과 입시지옥으로 인해 13명이라는 많은 학생들이 자살한 사건이었다. 국제중이니 특목고니 하는 것에 많은 초등학생들이 입시지옥에 시달리고 있으며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이 3주정도 남은 수능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시점에서 일제시대의 입시지옥의 현실이 너무나도 와닿았다. 초등학교의 부족으로 2대 1 많게는 3대1, 그리고 고등보통학교(중학교)의 경우 8대1이 넘는 경쟁률이었다고 했으니.. 거기다 돈이 없으면 입학도 안 시켜주는 비정한 현실이라니... 요즘도 사교육비경쟁으로 많은 가정이 힘들다고 들었는데 이건 사교육비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입학조차도 못하니... 어쩐지 식민시대의 모습이 아닌 현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할 뿐이었다.
그리고 김상옥과 나석주.. 일제라는 외세와 맞서 싸우다 일제의 손에 죽기보다는 자살을 택한 이들의 모습 또한 암울한 우리의 과거를 보는 듯한 느낌이어 안타까울뿐이었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아름다운 자살은 없는 것 같다. 김상옥과 나석주의 경우 피할곳이 없어 자살을 하였고, 입시지옥에서 입시에 실패한 많은 학생이 자살을 했지만 입시정책이 바뀌주 않듯, 일제에 맞설 지도자를 잃었을 뿐인 자살이었다. 이러한 것을 보면 자살을 통해 해결되는 문제는 없으며 오히려 남은 사람에게 안타까움과 절망만을 줄 뿐이니... 저자의 말대로 자살을 하려는 그 모진 맘으로 생을 다시 한 번 살아봄이 어떨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