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일 수 있다면 - 제1회 현대문학*미래엔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임고을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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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P17.
냉동식품이 해동만 하면 처음과 다를 바 없는 상태가 되듯 얼음 인간도 마찬가지라 죽었다고 할 수 없다고. '다를 바' 없다가 '똑같다'가 아닌데, 그게 얼마나 큰 차이인지 서리는 이해하지 못했다.

P178.
태양은 노란 털실을 끌어안고 흐느끼며 말했다.
"신을 녹이자. 어디 실수로 얼어 있나 본데."
혜성이 그런 태양을 가만히 꼭 안아 주었다.

영하 217도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자매.
자매의 할머니는 꾸준히 지구가 얼어버릴 거라고 경고를 해왔지만, 믿어주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그러나 할머니 덕분에 자매의 집 지하실에는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주거 공간부터 시작해서 헬스장, 온실, 의료 시설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언니 서진은 점점 무기력해졌고, 동생 서리는 편지 한 통을 두고는 사라져 버렸다.
서리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꽁꽁 얼어붙은 세계에서 얼린 사람을 녹일 힘이 있다면, 나는 과연 사람들을 녹여줄 수 있을까.
녹이기 전까지는 누구인지 알 수 없으니 무작정 녹였다가 적과 마주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얼어붙은 세계가 배경이라는 한정적인 배경과 등장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갈등으로 여러 고민이 들게 했다.
읽는 내내 이입하게 되어서 ‘나였다면 어떻게 했을까?’을 고민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거기다 지구가 얼어버릴 것이라고 주장하는 할머니의 경고를 들어주지 않는 것은 정말 지금 현실 세계와 소름 돋을 정도로 너무 닮아 있었다.
우리에게도 곧 닥칠 미래처럼 느껴져 더욱 섬뜩하지만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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